골드만삭스 CEO "中 빅테크 규제 강화 놀랐다…美 상장 늦출 것"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자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 강화가 많은 중국 기업의 미 증시 상장을 늦출 것이라고 밝혔다.

솔로몬 CEO는 1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의 기술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 것에 대해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호출업체 '디디추싱'이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중국 당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디디추싱의 NYSE 상장에 관여한 주관사 중 하나다.

앞서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의 미 증시 상장에 반대했다. 그러나 디디추싱이 중국 정부의 반대에도 상장을 강행하자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며 갖가지 규제를 가하고 있다. 디디추싱에 대한 보안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조사 기간 동안 신규 회원 모집도 금지했다. 사실상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 허가제를 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솔로몬 CEO는 이번 디디추싱 사태와 관련해 "글로벌 자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성장하려던 중국 기업에 차질이 빚어졌다"면서 "중국 정부의 조치로 당분간 중국 기업이 미 증시에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솔로몬 CEO는 "일이 이렇게 진행돼 놀랐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전세계의 조정자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변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보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상장 활동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행사하려 한다는 것은 틀림없어 보이며,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