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에 "홍콩보안법 탄압 강해져…위법 없다고 100% 자신"
출마자격 박탈 마카오 의원의 항변 "마카오, 홍콩보다 끔찍"
홍콩과 함께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마카오에서 민주 진영 정치인들이 대거 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당한 가운데, 현지 정치인들은 마카오의 상황이 홍콩보다 더 끔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마 자격을 얻지 못한 안토니오 응(吳國昌·64) 의원은 13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선거법상 어떠한 요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100% 자신하며, 마카오 정부와 기본법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100%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카오 민주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마카오사회발전신동력(澳門社區發展新動力) 소속이다.

30년 가까이 마카오 의회인 입법회 의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그러나 오는 9월 열리는 입법회 선거에 대한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다.

지난 9일 마카오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자격 심사를 거친 결과 총 21명이 마카오 기본법을 옹호하지 않고 중국의 일부인 마카오 특별행정구에 충성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들의 입법회 의원 선거 자격을 박탈했다고 발표했다.

21명은 모두 민주진영 후보로, 이번 발표는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으며 선관위는 자격 박탈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HKFP는 전했다.

응 의원은 출마 자격이 박탈된 이들이 지난 12일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필요할 경우 최종심 법원에 소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물론, 이번 조치가 강력한 정치적인 결정이라면 이의를 제기하는 게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당연히 홍콩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홍콩에서는 자격 박탈이 흔하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으로 탄압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에서 홍콩과 마카오 문제를 함께 다루기 때문에 "두 특별행정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접근이 동일한 게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주진영을 대표하는 또다른 의원 아우캄산(區錦新·64)은 "마카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입법회 의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의정활동 은퇴를 계획하며 이번 선거에는 도전하지 않았다.

아우 의원은 "홍콩에서는 선거법이 개정됐지만 마카오에서는 법이 바뀌지도 않았다"면서 "과거에는 문제가 안 됐던 일들을 갑자기 기본법이나 정부에 대한 충성을 하지 않은 증거라고 법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진보주의자들의 자격이 박탈된다면 입법회는 모든 반대 목소리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입법회를 폐지하는 것과 같다"고 개탄했다.

마카오 입법회는 총 33석으로 이중 직선제로 선출되는 자리는 14석이다.

민주 진영은 이 중 2~3석을 유지해왔다.

아우 의원은 "마카오의 상황이 홍콩보다 더 끔찍할 수 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우리는 민주주의자들의 출마를 허락한다'는 증거로서 일부 민주 인사의 출마를 바랄 수 있을 것"이라며 "마카오에서의 숙청이 홍콩보다 더 완벽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