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여파로 경기부양 재정지출 폭증
"인플레·세금인상 우려" vs "경기회복이 우선, 걱정 불필요"
글로벌 국가채무 세계대전 후 최대…계속 불어도 괜찮을까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한 경제적 타격 등에 맞서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국가채무(정부부채) 급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전 세계 정부들의 부채 규모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라고 지적했다.

정부부채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의 지출 확대가 필요하고 부채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 부채가 나중에 세금 인상 등 후유증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 정부들 지출 확대…세계 정부부채는 총 GDP의 100% 넘어
코로나19 사태가 1년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WSJ은 각국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지출을 확대하면서 부채가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전 세계 정부부채는 코로나19 전에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88%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이 비율이 105% 수준으로 높아졌다.

IIF는 올해 세계 정부부채가 10조 달러 추가되면서 92조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들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개인 및 기업에 대한 지원 등을 위해 지출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민간 분야의 저축 증가도 각국 정부가 낮은 비용으로 돈을 빌리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정부는 재정적자가 2년 연속 3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올해 말 연간 GDP의 102% 정도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일본 중앙정부의 부채도 10조 달러에 육박했고 전체 공공부채는 연간 GDP의 250% 수준으로 팽창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일본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8천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일본 연간 생산과 비교하면 6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흥경제국인 중국, 인도 역시 정부 지출을 크게 늘렸다.

중국의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재정부장은 작년 12월 지방정부 부채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고령화 등 여파로 중국의 재정이 심각한 위험과 도전을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펴는 인도 정부도 재정적자가 거의 10%나 된다.

글로벌 국가채무 세계대전 후 최대…계속 불어도 괜찮을까

◇ "인플레·세금인상 우려" vs "옛날얘기 토대로 걱정할 필요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정부부채가 너무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우려한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올해 바이든 정부의 과도한 재정 지출이 통제하기 어려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는 CNN 방송에 출연해 "욕조에 너무 많은 물을 붓는다면 물이 넘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정부는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려야 하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정부 부채가 나중에 국민에게 큰 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극단적인 수준의 정부부채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초래할수 있다.

게다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달러화 부채가 많은 개발도상국의 상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거의 모든 경제학자는 정부 부채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영원히 늘어날 수는 없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WSJ은 전했다.

반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사태 등을 고려해 경제를 회복하려면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인상은 부채가 많은 정부에 큰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명목 GDP와 세수가 증가함으로써 부채 상환 부담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2차 세계 대전 후 인플레이션은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부채를 상환하는데 기여했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은 각국 정부의 부채 확대를 지지하는 논리로 쓰인다.

당시 재정지출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국가들은 경제를 회복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폴 셔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은 "세계가 변했고 지식 체제가 진화했다"며 정부부채의 급증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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