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솔라시티 인수 관련 주주 소송
법정 출석해 "부당한 압력 없었다" 항변
이 과정에서 "CEO도 억지로 맡은 것" 주장

주주들은 "망해가는 솔라시티 의도적 지원" 반박
재판 결과 수개월 걸릴 것
주가는 4.4% 상승
자율주행 기술 기대감 반영 분석
"(테슬라) CEO를 맡지 않기 위해 무척 노력했지만 할 수 없이 떠맡았다. 테슬라가 망해가고 있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법원에서 한 말이다. 그는 2016년 테슬라의 태양광 패널업체 '솔라시티' 인수와 관련한 주주소송에 이날 출두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와 이사회가 솔라시티 인수를 결정하면서 테슬라가 '26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손실 기록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CEO인 머스크가 이사회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고, 이사회는 머스크의 뜻에 동조했다는 것이다. 피고는 머스크와 테슬라 이사진이었다. 이사진은 솔라시티 인수에 따른 과실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6000만달러(약 688억원)를 물어주기로 하고 원고 측과 합의했다.

솔라시티 창업자인 린든 라이브는 일론 머스크의 사촌이다. 2016년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와 솔라시티의 지분 22%씩을 갖고 있었다. 솔라시티가 수익을 못 내고 부채가 쌓이자 머스크가 테슬라를 통해 솔라시티를 지원했다는 게 테슬라 주주들의 주장이다. 당시 테슬라 주주의 85%가 솔라시티 인수에 찬성했다. 하지만 테슬라 주주들은 "최근 10년 동안 솔라시티의 부채가 30억 달러로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쟁점은 솔라시티 인수 당시 머스크가 테슬라 이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다. 머스크는 이사회와 본인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이사진은 열심히 일하고 유능하다"며 "좋은 조언을 했고 주주를 대신해 엄격하게 행동한다"고 강조했다. 이사회가 CEO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본인과 이사회의 관계에 대해서도 '밀접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사 급여를 책정하지 않았고 그들을 해고하거나 고용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어 "두 회사(테슬라와 솔라시티)의 주식을 22%씩 보유하고 있었고 거래에 관련된 현금이 없었기 때문에 혜택을 본 게 없다"며 "합병은 테슬라의 배터리 사업과 솔라시티의 에너지 발전사업의 시너지를 목표로 했다"고 주장했다. "CEO를 맡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떠맡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테슬라가 없어졌을 것"이란 발언도 당시 본인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음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으로 분석된다.

반면 원고 측은 머스크와 이사회 멤버 간 유대감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또 머스크의 경영스타일, 즉 회사를 지배하고자 하는 머스크의 경영 스타일을 감안할 때 솔라시티 인수에 깊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고 측은 테슬라가 인수 당시 소모한 금액을 주주들에게 갚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머스크는 다소 감정 섞인 발언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원고 측 변호인에게 "당신은 나쁜 인간(I think you are a bad human being)"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재판 결과는 수개월 뒤에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4.38% 오른 685.70달러에 마감했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감 영향으로 분석된다.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주행보조시스템인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9버전 소프트웨어 배포를 시작했다. 베타 테스트 참가자들은 "일반 도로에서 운전자 관여 없이 차가 스스로 주차하거나 주행하는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경쟁력,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한 차량과 데이터센터 간 연결성, 중앙집중형 아키텍처 등의 분야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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