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쿠바 정권, 민심 듣길"…러·멕시코 '외부 개입' 경계하기도
쿠바 대통령, 반정부 시위 놓고 "미 제재·소셜미디어 선동 탓"

쿠바에서 벌어진 이례적인 반정부 시위를 놓고 쿠바 당국이 '미국 탓'이라고 비판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국영방송 연설에서 전날 시위와 관련해 미국이 "쿠바의 사회 불안을 부추기기 위해 경제적으로 옥죄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고 AFP·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보수적인 쿠바계 미국인 "마피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시위를 과격하게 진압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시위대 억압은 없었다며, 오히려 상점 공격 등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규탄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는 전날 수도 아바나 등 전역에서 경제난 등에 지친 시민들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공산당 일당 체제 쿠바에선 흔치 않은 반정부 시위다.

AFP통신은 데이터분석사이트 인벤타리오를 인용해 전날 총 40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동원해 진압을 시도했으며, 10명 이상이 연행됐다.

쿠바 대통령, 반정부 시위 놓고 "미 제재·소셜미디어 선동 탓"

196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경제 봉쇄로 어려움을 겪어온 쿠바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권에서 더 강화한 경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근 몇십 년 사이 가장 극심한 경제 위기를 지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한 후 쿠바는 제재가 완화하고, 버락 오바마 전 정권하에서와 같은 미·쿠바 화해 분위기가 재연되길 기대했으나 아직 큰 정책 변화는 없는 상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쿠바 국민을 지지한다며, 쿠바 정권을 향해 "스스로 배를 불리는 대신 이런 중요한 순간에 국민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국민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쿠바의 우방 러시아와 좌파 정권이 들어선 멕시코는 쿠바 시위를 놓고 '외부 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주권국가의 내부 문제에 대한 외부의 개입이나, 쿠바 상황의 불안정을 부추기는 파괴적인 행동은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간섭주의적" 접근을 경고하면서 "쿠바를 돕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 세계 대다수 국가가 요구하는 대로 봉쇄를 중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