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저비용으로 대만 방공망 시험하고 혼란에 빠트려"
中 50년 넘은 전투기, 대만 무력시위에 동원…"드론으로 개조"
중국군이 대만을 상대로 공중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1965년에 탄생한 구식 전투기가 시위에 깜짝 등장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퇴역 전투기를 무인기(드론)로 개조한 것으로, 저비용으로 대만의 방공망을 시험하고 혼란에 빠트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17일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 인근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펼쳤을 때 4대의 젠(殲)-7(J-7) 전투기가 출격했다고 보도했다.

J-7은 중국이 1960년대 옛 소련의 미그-21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한 2세대 전투기로, 대만에서는 '할아버지 전투기'로 불린다.

중국군이 대만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펼치기 시작한 2016년 이래 J-7이 출격한 것은 처음이다.

SCMP는 중국군이 J-7을 드론으로 개조해 저비용으로 인민해방군의 전투기술을 연마하고 대만의 대응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군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어 중국 매체 보도를 인용, 중국이 J-7을 포함해 수천대의 퇴역 2세대 전투기를 드론으로 개조했다고 덧붙였다.

한 군 소식통은 J-7의 레이더 단면 이미지가 대만 IDF(경국호) 전투기나 미국 F-16 전투기와 유사해 대만 방공망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드론으로 개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드론으로 개조한 J-7은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인명 피해 위험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 소식통은 지난달 17일 광저우 산터우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4대의 J-7은 짧은 비행을 했으며, 대만군의 대응을 시험하고 대만 군용기가 모두 비행 재개를 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대만군은 전투기 충돌로 조종사 두명이 사망하는 등 6개월 새 치명적인 사고가 세 차례 발생하자 지난 3월 모든 군용기에 대한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마카오 군사전문가 앤서니 웡(黃東)은 중국군이 1997년부터 드론으로 개조한 J-7으로 표적 추적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니 F-16'이라 불리는 J-7의 다양한 변종이 있다"며 "중국은 이 변형된 J-7을 파키스탄에 수출했으며, 파키스탄에서는 이를 모의 공중전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군은 내년 말까지 J-7의 운용을 중단할 예정이다.

대만 군사전문가 루리시(呂禮詩)는 1980년대 한자녀 정책 도입 후 중국 사회의 급격한 노령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인민해방군이 드론 제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새로운 전투 기술을 선보이는 데는 수백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