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자 신간서 공개…"트위터 퇴출에 오히려 기뻐하는 듯"
"의사당 난입 전 시위, 폭력비화 짐작…참모들, 재출마 기대 안 해"
"폼페이오, 트럼프가 자리 지키려 국제분쟁 개입할까봐 걱정"
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남아있을 정치적 근거를 강화하기 위해 국제 분쟁에 개입하려 할 수도 있다고 그의 측근마저 걱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백악관 출입기자인 마이클 벤더가 8일(현지시간) WSJ에 소개한 자신의 신간 발췌본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은 임기 말 이러한 우려를 지인들에게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국제 분쟁에 대한 개입을 우려했는지, 그런 걱정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매일 전화회의를 주도했다고 한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 지역 연방검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선거 사기 수사에 집중하도록 요구하고, 국방·정보 분야의 베테랑 관리들을 '충성파'들로 대거 교체했다는 내용도 저서에 담겼다.

그러자 밀리 의장은 국방부 관리들에게 '새로 임용된 인사들이 혹시 신나치(네오나치) 그룹과 연계된 게 아니냐'고 물었다고 벤더 기자는 전했다.

지지자들의 의사당 폭동 사태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가 폭력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을 어렴풋이 짐작했음을 시사하는 일화도 책에 실렸다.

저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동 하루 전인 1월 5일 저녁 참모들을 집무실로 불러 광장에서 들리는 시위대의 목소리를 들려준 뒤 '내일 시위가 평화적일 것이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 사람들은 화가 많이 났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트럼프가 자리 지키려 국제분쟁 개입할까봐 걱정"
폭동 후 처음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 상황을 즐긴 것처럼 보였다고 벤더 기자는 적었다.

지지자들을 보고 감동한 그는 폭동을 진정시켜달라는 주변 요청을 묵살하다 오후 4시 30분께 별다른 비판 없이 "집으로 돌아가달라"는 트윗을 한 줄 올렸을 뿐이다.

퇴임 후 뭘 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매일 골프를 치고, 자신의 리조트를 방문한 손님들과 저녁마다 어울리며 즐겁게 지낸다고 한다.

게다가 '트위터 광'으로 유명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은 트위터에서 쫓겨난 것을 기뻐하는 눈치라고 벤더 기자는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벤더와의 인터뷰에서 미리 준비된 성명이 "트위터보다 훨씬 낫고 품위 있다"며 지금은 트위터 대신 휴대전화기로 신문 기사를 읽는 등 다른 일을 한다고 말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지만, 그가 2024년 대선에 정말 재출마할 것으로 보는 참모들은 별로 없다고 벤더 기자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구들에게 아내 멜라니아 여사가 마러라고 생활을 아주 좋아한다며, 아내가 전보다 훨씬 아름다워졌다고 자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