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라자팍사 '가족 통치' 강화…대통령·총리에 장관 추가
대통령과 총리 등 스리랑카 정치계를 장악하고 있는 현지 라자팍사 가문이 재무부 장관까지 가족으로 임명하며 통치권을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타바야 라자팍사(72) 대통령은 전날 그의 동생 바실(69)을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라자팍사 가문은 스리랑카 국정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고타바야의 형이자 전 대통령인 마힌다(76)는 총리를 맡고 있다.

스리랑카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나라로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을 책임지고 총리는 내정을 맡는다.

여기에 이들의 형인 차말(79)은 관개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고 마힌다의 아들인 나말(35)은 청년체육부 장관을 맡았다.

라자팍사 가문의 다른 일원도 여러 부처에서 차관 등 요직에 포진한 상태다.

라자팍사 가문이 스리랑카를 사실상 통치하는 상황인 셈이다.

스리랑카 라자팍사 '가족 통치' 강화…대통령·총리에 장관 추가
라자팍사 가문은 2005∼2015년에도 독재에 가까운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했다.

당시에는 마힌다가 대통령을 맡았고 대통령이 겸임하는 국방부 장관 아래의 국방부 차관은 고타바야가 역임했다.

당시에도 두 사람 외 다른 라자팍사 패밀리가 요직을 싹쓸이하며 스리랑카 정치를 완전히 장악했다.

라자팍사 가문의 승승장구는 2015년 1월 예상치 못한 마힌다의 3선 실패로 갑자기 막을 내렸다.

그런 라자팍사 가문은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를 계기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부활절인 4월 21일에는 콜롬보 시내 성당과 호텔 등 전국 곳곳에서 연쇄적으로 폭탄이 터져 2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스리랑카 정부는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용의자로 지목했고, 다수 불교계 싱할라족을 중심으로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여론이 강해졌다.

이에 고타바야는 그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했고 이후 총리로 형 마힌다를 지목, 라자팍사 가문의 부활을 알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