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미 마약단속국 행세설에 "완전 거짓"…"아이티 선거 예정대로 진행돼야"
바이든, 아이티 대통령 피살에 "충격적…극악무도 행위 규탄"(종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피살 사건을 규탄하며 애도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이즈 대통령에 대한 끔찍한 암살과 영부인에 대한 공격 소식에 슬픔과 충격에 빠져 있다"며 "이 극악무도한 행위를 규탄하며, 영부인의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아이티 국민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우린 안전한 아이티를 계속 지지하면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매우 걱정스럽다"고 언급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이날 오전 1시께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 사저에서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에 숨졌다.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에 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바이든, 아이티 대통령 피살에 "충격적…극악무도 행위 규탄"(종합)
미 정부는 범행 당시 찍힌 영상에서 누군가 미국 억양의 영어로 미 마약단속국(DEA) 작전 중이니 물러서라고 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미국과 연관성을 적극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완전한 거짓"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도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이 DEA 요원일 리 없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공정한 투표가 새로 선출될 대통령으로의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촉진하는 것이라면서 올해 예정된 아이티 선거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이티는 오는 9월 모이즈 대통령이 추진해온 개헌 국민투표와 대선, 총선이 한꺼번에 예정돼 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아이티로부터 국방 장비에 관한 공식 요청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요청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도 규탄 목소리가 나왔다.

하원 내 아이티 관련 의원 모임의 민주당 소속 공동 의장 4명은 이번 사건이 아이티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조사를 촉구했고,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 의원은 암살범을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1994년 아이티에 군사를 보내 군부 정권을 축출한 뒤 선거로 선출된 성직자 출신의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데를 대통령으로 복귀시켰다.

베르트랑 대통령이 축출된 2004년 유엔 평화유지군이 파견됐지만, 미국은 아이티 개입을 점점 축소해 2019년에는 평화유지군 활동도 종료됐다.

미국은 아이티의 최대 원조국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