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제재" 국제사회와 달리 군부 지지하는 '소수 친구'
미얀마 군부의 '중·러 사랑'…"코로나 백신 더 구매할 것"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러시아와 중국에서 더 많이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흘라잉 사령관은 이날 보도된 러시아 RIA 통신과 인터뷰에서 애초 러시아로부터 백신 200만 회분을 들여올 계획이었지만, 이제는 700만회 구매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흘라잉은 "러시아로부터 더 많은 백신을 구매하는 협상을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매 협상이 진행 중인 백신이 두 차례 접종이 필요한 스푸트니크 V 인지, 한 차례만 접종하면 되는 스푸트니크 라이트인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그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문민정부와 계약을 맺고 미얀마에 백신을 공급했던 인도는 현재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 사태 때문에 추가로 백신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또 "중국이 일부 백신을 보내줬고, 이를 잘 사용했다"면서 "우리는 중국과도 계속해서 (백신 구매) 협상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흘라잉 사령관이 코로나19 백신 구매 대상 국가로 러시아와 중국을 지목한 것은 쿠데타 및 유혈 진압을 규탄하고 제제 조치를 한 국제사회와 달리 두 나라가 '유이하게' 군부를 지지하고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흘라잉 사령관은 국제안보회의에 참석차 지난 20일 러시아를 방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나고 귀국했다.

쇼이구 장관은 미얀마와 군사협력 강화 방침을 천명했다.

중국은 쿠데타가 미얀마의 내정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군부 제재를 강력하게 반대해 미얀마 군부의 '뒷배'로 불린다.

미얀마 군부의 '중·러 사랑'…"코로나 백신 더 구매할 것"
현재 미얀마에서는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6개월여 만에 가장 많은 1천200여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29일에는 그보다 많은 1천30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쿠데타 직후 의료진의 시민불복종 운동 참여로 공공보건 체계가 붕괴한데다, 문민정부가 추진하던 백신 구매 작업도 사실상 중단돼 국민들에게 접종할 백신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