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연·훈장 수여 등으로 창당 100주년 분위기 띄우기
'반환 기념일' 홍콩서는 빈과일보 폐간 반감 분출에 대비
중국 본토 '애국주의 물결'에 떠들썩…홍콩 '삼엄한 경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눈 앞에 둔 중국이 애국주의 물결로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본토와 대조적으로 홍콩에서는 경찰 1만명이 깔려 삼엄한 경계 태세를 유지할 예정이다.

중국은 다음달 1일의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공산당 집권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계기로 삼으며 14억 중국인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베이징 거리 곳곳에 공산당 100주년 선전물이 붙어있으며 아파트마다 주민들이 기념 공연을 펼치는 등 공산당 100주년 축하 분위기는 한껏 고조돼 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에서는 지난 29일 '#7·1 훈장 첫 수여#'라는 주제가 10억회의 조회수를 올렸다.

중국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당과 인민에 큰 공헌을 한 당원 29명을 선정해 처음으로 최고 영예인 '7·1 훈장'을 수여했고 관영 CCTV는 이를 3시간 동안 생중계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본토 '애국주의 물결'에 떠들썩…홍콩 '삼엄한 경계'
한 웨이보 이용자는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자, 그들의 공훈을 기억하자. 가장 빛나는 별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많은 누리꾼은 이들 '영웅'을 본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은 지난 28일 밤에는 시 주석 등 최고 지도부와 당원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형 문예공연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등 공산당의 업적을 집중적으로 내세웠다.

CCTV가 웨이보에 올린 공연 관련 방송 기사에는 1만6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조국과 당을 축복한다.

위대한 조국은 더욱 부강해질 것", "정말 감동스럽다.

자부심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많은 중국인은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등에서도 100주년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딸의 숙제 과제물이라고 자랑스러워하면서 우주 탐사, 방역 등의 성과를 표현한 창당 100주년 기념 포스터를 공유했다.

입당 50년이 넘은 가족이 최근 기념장을 받아 목에 건 동영상을 올린 온라인 이용자들도 있었다.

중국 본토 '애국주의 물결'에 떠들썩…홍콩 '삼엄한 경계'
중국의 애국주의 물결은 공산당 창당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의 인기에서도 나타난다.

7월 1일 정식 개봉 예정인 영화 '1921'은 사전 상영에서 사흘간 7천만 위안(약 120억원) 넘는 입장수입을 올렸다.

같은 날 '혁명자'라는 영화도 개봉한다.

공산당 창당 지도부의 활약상을 그린 줴싱녠다이(覺醒年代·각성의 시대)라는 드라마는 최근 평균 시청률 1.29%로 중국에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연일 공산당의 성과를 선전하며 영구적인 집권 정당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9일 7·1 훈장 수여식에 이어 전국 우수 공산당 현위원회 서기 표창대회에 참석해 축하했다.

이날 수상한 현위원회 서기 103명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관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 발매식도 전날 베이징에서 열렸으며 7월 1일부터 중국 전역에서 판매된다.

중국 초대 총리인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생전에 입던 옷 2벌도 상하이에 전시됐다.

중국 본토 '애국주의 물결'에 떠들썩…홍콩 '삼엄한 경계'
축제 모드인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홍콩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이자, 홍콩 주권반환 24주년 기념일인 7월 1일 경찰 1만명을 전역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다.

홍콩 성도일보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경찰 1만명이 시 전역에 배치되며 유사시 빅토리아파크가 봉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집회나 시위에 따른 위험은 현저히 줄었으나, 당국은 최근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폐간 등에 따른 반감이 분출될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전날 무기와 폭발물 소지 혐의로 2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이 경찰서와 유명인에 대한 공격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2003년부터 매년 7월 1일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대규모 주권반환일 가두 행진과 집회에 열렸다.

그러나 최근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은 민간인권전선은 올해 18년만에 처음으로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다른 시민단체 3곳이 집회 신청을 했으나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불허했다.

그럼에도 일부 시민단체는 1일 코즈웨이베이와 몽콕 등 번화가에 부스를 차리고 정치사범 석방과 반대파에 대한 탄압 중단을 촉구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