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측근 사업가가 용병 파견 주도하고 다이아몬드 등 이권 챙겨

러시아 용병들이 10년 가까이 내전 중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민간인 살해와 약탈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담은 유엔 보고서가 곧 발간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될 이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정규군을 훈련시키기 위해 비무장 군사고문들을 보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무장 용병을 파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병 인원도 550명 이하라는 러시아의 주장과 달리 최대 2천100명에 이르렀다고 유엔 조사관들은 밝혔다.

러시아 용병들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정규군을 지휘해 여러 지역에서 반군과의 전투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소속인 이들 용병은 지난해 12월 그리마리의 한 검문소에 접근하던 트럭에 발포해 민간인 3명을 살해했고, 올해 2월에는 반군 병력이 숨어있던 밤바리의 한 모스크 공격을 주도해 최소 6명의 민간인을 숨지게 했다.

이밖에 장애인 2명을 포함해 5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민가에서 돈, 오토바이 등 귀중품을 약탈했다는 사례도 보고서에 적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유엔 실무그룹은 해당 러시아 회사 책임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보고서는 러시아인들에 의한 강간, 즉결 처형, 표적 살해, 고문, 실종, 살인과 그 밖의 학대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사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친이 용병 파견에 관여하고, 그 대가로 다이아몬드와 물류 사업 등 이권을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는 전했다.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프리고친은 2016년 미 대선 개입 연루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바 있다.

NYT에 따르면 2019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금·다이아몬드 사업과 프리고친의 연루 의혹을 취재하던 러시아 기자 3명이 살해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사당국은 아직 한 명도 체포하거나 기소하지 않았다.

이번 유엔 보고서에도 "러시아 교관들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핵심 광업 시설에 주둔했다"는 사실이 담겼다.

유엔 "러시아 용병이 중앙아프리카서 민간인 살해 등 전쟁범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