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당국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자국 내 거래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암호화폐 거래활동에 대한 허가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명확한 허가 절차 없이 운영되던 암호화폐 거래소 관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26일(현지시간) 바이낸스에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고 파이낸셜타임즈 등이 보도했다. FCA는 성명을 통해 "바이낸스가 영국 내 거래활동을 할 수 있는 허가나 등록, 라이센스를 발급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당국과의 사전 동의 없이는 영국에서 어떤 거래 활동도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FCA 요청에 따라 바이낸스는 오는 30일까지 웹사이트에 '영국 내 거래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게시해야 한다. 영국 투자자를 위한 광고나 프로모션은 중단해야 한다.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바이낸스에 대한 각국의 대응 중 가장 의미있는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는 평가했다. 바이낸스는 영국 런던에 바이낸스 마켓 리미티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FCA로부터 기존 통화를 이용해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허가 받았다. 암호화폐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FCA에 앞서 일본 금융청도 바이낸스가 자국 내에서 암호화폐를 허가없이 거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독일 등 다른 국가 정부도 바이낸스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은 바이낸스를 통한 자금세탁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독일 연방 금융 감독원(BaFin)은 올해 4월 투자설명서 없이 암호화폐를 제공한 거래소에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