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시위 대응 주도' 크리스탕 경무처장도 보안장관 승진
중국, 홍콩정부 2인자에 최초로 경찰 출신 강경론자 임명
중국이 홍콩 정부의 2인자인 정무부총리(정무사장) 자리에 처음으로 경찰 및 보안분야 출신의 강경론자를 임명했다.

25일 관영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의 제청에 따라 지난 23일 존 리(李家超) 홍콩 보안장관(보안국장)을 정무부총리로 임명했다.

또 보안장관으로는 2019년 반(反) 중국 시위 당시 경무처 차장에서 경찰 총수인 경무처장으로 승진했던 크리스 탕(鄧炳强)을 또 한 번 영전시켰다.

이들은 반 중국 시위 당시 강경 대응을 주도한 인물들이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 신임 정무부총리는 임명 발표 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높게 평가하면서 "홍콩에서 '혼돈의 시대'가 끝났고 효율적으로 통치되는 새로운 장으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탕 신임 보안장관은 "지역사회 테러와 싸우고 사람들이 홍콩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한편 람 행정장관은 이번 인사에 대해 "이들이 국가와 홍콩에 더 많은 공헌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람 장관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지만) 변화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또 "누가 최선의 후보인지 고려했다"면서 "(정무부총리 후보가)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한 경험을 한 게 도움이 되겠지만, 전제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무부총리는 안보 뿐만 아니라 교육·복지·식품건강·주거교통 등 광범위한 분야를 관장하는 홍콩 정부 2인자다.

SCMP는 리 정무부총리 임명과 관련, 1997년 홍콩주권 반환 후 처음으로 전직 경찰 및 안보 담당 공무원이 정무부총리에 기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람 행정장관은 정무부총리에 정무직 공무원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온 것은 처음이 아니라면서, 2007~2011년 헨리 탕(唐英年) 전 정무부총리의 예를 들기도 했다.

라우시우카이(劉兆佳)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중앙정부가 홍콩의 국가안보와 안정을 여전히 핵심으로 두고 있다"면서 "일부 부서는 지난 몇년간 경찰과 제대로 협조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콩 국가안보와 안정을 지원하는 핵심 부서의 연속성이 다가오는 선거에 영향받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홍콩 차기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거는 9월 19일, 입법회 선거는 12월 19일, 행정장관 선거는 내년 3월 27일 예정돼있다.

톈페이룽(田飛龍) 베이징(北京)항공항천대학 교수는 "이번 인사는 홍콩 정부가 단호한 애국자를 선택한 것"이라면서 '애국자가 홍콩을 통치하는' 원칙을 언급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람 행정장관과 함께 다음달 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 참석할 전망이라고 SCMP는 덧붙였다.

한편 2017년부터 재임했던 매튜 청(張建宗) 기존 정무부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