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성직복 속 신체 일부분에 숨겨 반입하려다 적발된 30대 사제가 주교들에게 산성 물질을 뿌리는 테러를 가해 10명이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24일(현지시간) 37세의 사제 A 씨가 아테네에서 열린 징계 청문회에서 플라스틱병을 꺼내 들더니 안에 있던 산성 물질을 징계심의위원으로 참석한 주교 등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고 보도했다.

A 씨는 2018년 6월 성직복 속 신체 일부에 코카인 1.8g을 숨겨 반입했다가 적발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A 씨의 성직 박탈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A 씨의 산성 물질 테러로 7명의 주교, 경찰관, 변호사 등이 화상을 입었고 주교 3명의 부상 정도는 꽤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성형수술을 받아야 하며 몇몇은 실명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는 구멍 난 성직복, 그을린 벽, 핏자국 등 참혹한 모습이었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한 목격자는 "처음 A 씨가 액체를 뿌렸을 때 성수라고 생각했다. 이후 바로 산성 액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A 씨가 마을을 떠난 후 그가 머물던 집을 청소하던 이가 주사기와 산성물질을 발견했다.

바실리스 키킬리아스 보건부 장관은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카테리나 사켈라로폴루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전례 없는 사건에 대한 혐오감을 표명하고 희생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그리스 경찰 대변인에 따르면 A 씨는 범행 후 체포돼 아테네 정신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