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 본격화하면서 대기질 나빠져…'건강에 해로움' 수준

인도네시아의 건기가 본격화하면서 수도 자카르타의 대기오염이 또 세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니 자카르타 대기오염 또 세계 최악…지친 시민들 줄소송
24일 오후 12시 기준(현지시간)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분석 데이터 업체 '에어비주얼'(AirVisual)의 대기오염지수(US AQI)를 보면 자카르타가 152를 기록, 전 세계 94개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US AQI는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오존 등 6개 대기오염물질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US AQI는 '좋음'(0∼50), '보통'(51∼100), '민감한 사람한테 건강에 해로움'(101∼150), '건강에 해로움'(151∼200), '매우 건강에 해로움'(201∼300), '위험'(301∼500) 등 6단계로 나뉜다.

자카르타의 현재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56㎍/㎥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 10㎍/㎥의 5배가 넘는다.

자카르타의 전날 대기오염지수도 154로, '건강에 해로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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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수도권의 공기질은 매년 6월께 건기가 시작되면 나빠지며, 특히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해에 최악을 기록한다.

서울 면적(약 6만 헥타르)의 27.5배에 해당하는 164만 헥타르 산림이 불에 탄 2019년에는 산불 연무 피해로 호흡기 질환자가 100만명 이상 발생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건기에도 비가 자주 내리면서 산불 피해면적이 전년 대비 5분의 1로 줄어 자카르타의 대기오염도 예년 대비 대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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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주얼이 내놓은 '2020년 연평균 대기오염 보고서'에 따르면 자카르타 외곽 남부 땅그랑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74.9㎍/㎥로, 동남아시아 도시 가운데 최악의 1위를 차지했다.

또, 서부자바 브카시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48.1㎍/㎥, 자카르타는 39.6㎍/㎥로 집계됐다.

앞서 2019년 6월 자카르타 시민 30여명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환경부 장관, 자카르타 주지사 등을 상대로 대기오염 책임을 물어 제기한 대정부 소송은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원고인단은 환경운동가와 함께 교사, 학생, 오토바이 운전사, 사업가,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 종사자들이다.

원고로 참여한 환경운동가 칼리사(42)는 "내 딸은 태어날 때부터 건강 문제로 고생했다.

지금 10살인데 자카르타의 더러운 공기 질에 위협받고 있다"며 "시민들이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자카르타 중앙법원은 당초 지난달 말 1심을 판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재판부가 최종 자료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