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시리즈로 유명한 제작사 MGM 인수를 추진 중인 아마존이 암초를 만났다. ‘아마존 킬러’로 유명한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이번 인수계약의 반독점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C가 아마존의 MGM 인수계약을 살펴보기로 했다며 22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FTC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비슷한 기관으로 기업 인수합병(M&A) 때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점검한다. M&A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연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할 권한이 있다.

WSJ는 FTC가 선제적으로 아마존의 MGM 인수계약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행정부에서 반독점법에 대한 관할권은 법무부와 FTC 등 2개 부처에 있다. 기존에는 아마존을 비롯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기업의 반독점법 위반 행위 조사는 주로 법무부가 맡았다. WSJ는 “FTC가 아마존의 MGM 인수에 대한 조사 권리를 법무부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임기를 시작한 칸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이기도 한 그는 빅테크기업의 독점에 비판적이다. 2017년 로스쿨 졸업논문도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었다. 작년에는 미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에서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한다고 비판하는 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했다. 칸 위원장의 성향을 고려하면 FTC가 아마존의 MGM 인수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