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부친 /사진=뮤직비디오, AP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부친 /사진=뮤직비디오, AP
미국의 유명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39)가 친부에게 13년 째 삶의 주도권을 빼앗긴 채 살아가고 있다며 후견인 분쟁을 벌이고 있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로 39세인 브리트니는 유대 관계가 끊어진 아버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며 지난해 8월 부친을 후견인 지위에서 박탈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CNN 등 현지 매체는 23일(현지시간) 스피어스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에 출두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앞서 2008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약물 이슈, 정신적 불안정을 이유로 친부 제이미 스피어스(69)를 법정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이때부터 브리트니는 아버지의 허락 없이 약 5900만 달러(약 670억원)에 달하는 자신의 돈을 쓸 수 없게 됐다. 뿐만아니라 음악 활동이나 건강 관리, 세금 등에 관해서도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없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2016년 쓰여진 법원 조사관의 보고소를 입수해 스피어스가 후견인 제도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도구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피어스는 "돈은 내가 버는데 아버지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돈만 보고 나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어스는 제이미의 후견인 지위를 박탈하고 그 자리에 자신의 의료 매니저 조디 몽고메리를 지명해달라고 지난 3월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왓챠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런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를 독점 공개했다. 이 다큐로 후견인 제도를 둘러싼 미국 사법 시스템의 문제가 재조명 되기도 했다. 이후 브리트니를 자유롭게 하라는 시위 '프리 브리트니'(Free Britney)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스피어스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영상을 게재해 "지금 즐겁고 인생의 전환기에 있다"며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1999년 '...Baby One More Time)'으로 가요계에 데뷔해 2000년대 팝의 아이콘이자 슈퍼스타로 군림했다. 2집 'Oops!... I Did It Again!'은 전세계적으로 20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에도 'I'm a Slave 4 U', 'I'm Not a Girl, Not Yet a Woman', 'Everytime', 'Toxic', 'Womanizer' 등의 히트곡을 낸 전설적인 가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