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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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등 열대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육식 기생충'이 기후 변화로 미국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의 생태학 교수인 빅토르 산체스-코데로 교수 연구진은 21일 미국 과학 매체 언다크(UNDARK)에 "기후 변화는 육식 기생충의 확산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지구 온난화로 더 많은 미국인들이 다양한 리슈마니아 기생충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슈마니아는 열대, 아열대 및 남부 유럽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는 기생충 질환이다. 모래 파리를 숙주로 삼는다. 모래파리에 물려 기생충에 감염되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장기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기생충이 미국으로 이동하는 건 기후 변화에 따라 수년에 걸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부터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14년 건강한 27개월 된 아이 오른쪽 위 눈과 아래 눈꺼풀에 증상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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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리슈마니아를 매개로 한 질병은 멕시코, 텍사스에서 자생하며 그 범위를 북쪽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며 "2020년까지 오클라호마, 캔자스, 아소칸, 미주리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뿐만 아니라 "2080년까지 이 질병이 미국인과 캐나다인 2700만 명에게 노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리슈마니아로 발생하는 가장 흔한 형태의 증상은 피부 궤양이다. 일반적으로 혹으로 시작해 궤양으로 발전한다. 또한 장기 손상형 증상으로 발열, 체중 감소, 비정상적으로 낮은 혈액 세포, 비장 및 간 비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증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조용한 감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피부 형태의 질환은 매년 70만 명에서 120명, 장기 손상형으로는 10만 명에서 40만 명의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 수개월에서 수년이 흐르면 자연 치유되지만, 피부 점막에서 나타날 때엔 오랜 시간 항암제로 치료받아야 한다. 내장에서 발견될 경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까지 가능하다.

아직까지 백신이나 예방 약물은 없으며 살충제, 모기망 등을 통해 모래 파리를 피하는 게 유일한 예방책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