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 아머드 총리의 첫 정치적 시험대
'티그라이 내전' 에티오피아, 두 차례 연기된 총선 실시
'티그라이 내전'으로 35만여 명이 굶주림에 고통받는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21일(현지시간) 총선이 실시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에티오피아 총선은 내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두 차례나 연기됐다가 이날 치러졌다.

40개 이상의 정당에서 9천500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에는 총 3천800만 명의 유권자가 등록했다.

그러나 전체 547개 선거구 중 100개 이상에서는 이날 투표가 진행되지 못했다.

치안 불안과 종족 분쟁, 그리고 선거 자재 수송 문제 등이 원인이다.

이들 지역의 투표는 오는 9월 6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2018년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의 사임으로 권좌에 오른 에티오피아의 실권자아비 아머드(44) 총리에게 이날 선거는 첫 정치적 시험대다.

취임 직후 정치범을 석방하고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와 평화협정을 맺은 공로로 이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아머드 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에티오피아 역사상 전례가 없는 평화롭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인구가 가장 많은 오로미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주요 야당들이 선거전 인사 구속 등 탄압을 이유로 선거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파행이 연출됐다.

또 38석의 의석이 배분된 북부 티그라이에서는 내전의 영향으로 언제 총선이 치러질지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머드 총리는 지난해 11월 북부 티그라이 지역의 반정부 지도자들을 축출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해 내전을 촉발했다.

내전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수천~수만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35만여 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에티오피아는 총선을 통해 선출된 의원들이 실권자인 총리와 상징적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뽑는다.

아머드 총리가 속한 여당인 번영당은 이번 선거에서 무난하게 다수 의석을 차지하며 차기 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야당 '사회정의를 위한 에티오피아' 당의 베르하누 네가 대표는 아디스아바바의 한 투표소에서 이번 선거가 평화롭게 치러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한 여성 유권자는 "이번 선거는 에티오피아에 한 줄기 민주주의의 빛을 비춰줄 것"이라며 "에티오피아의 젊은이로서 국가의 밝은 미래를 꿈꾼다.

선거는 그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구직 중이라는 다른 유권자 미르쿠즈 가쇼(25)는 "누가 이기든,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이날 약식처형과 성폭력 등 티그라이에서 이어지는 잔혹 행위가 "크게 염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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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