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 '항공기 강제 착륙' 벨라루스 경제핵심 제재 합의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 장관들이 21일(현지시간) 자국 야권 인사 체포를 위해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벨라루스의 경제 핵심 부문을 겨냥한 제재에 합의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EU 회원국 외무 장관들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회의에서 벨라루스 정권의 주요 수입원인 탄산칼륨 비료 수출, 담배 산업,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금융 부문을 겨냥한 제재에 합의했다고 복수의 외교관이 말했다.

또 벨라루스에 대한 감시 장비 판매 금지와 무기 금수 강화도 이번 조치에 포함된다.

이들은 또 벨라루스의 개인과 단체를 추가로 제재 명단에 올리기로 했다.

추가 제재 대상 목록은 86개이며, EU 내 자산 동결, 비자 금지 조치가 적용된다.

추가 제재 대상 중 7명은 라이언에어 항공기 강제 착륙과 직접 관련된 이들이며, 나머지는 벨라루스 정부의 광범위한 야권 탄압을 겨냥한 것이다.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자국 야권 인사 라만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기 위해 그가 타고 있던 그리스 아테네발 리투아니아 빌뉴스행 라이언에어 여객기를 전투기까지 동원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착륙 직후 프라타세비치는 민스크 공항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벨라루스 당국이 그를 구금하기 위해 여객기를 납치했다는 국제적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EU 이사회는 이번 사건에 대응해 지난 4일 모든 벨라루스 항공사의 EU 역내 영공 통과, EU 공항 접근을 금지하는 제한 조치 도입을 결정했다.

EU는 이미 지난해 벨라루스 대선 후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 탄압을 이유로 루카셴코 대통령을 포함해 벨라루스 인사 88명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더는 개인을 제재하는 데만 그치지 않을 것이며 이제 부문별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