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미국 뉴욕의 스탠더드호텔에선 단편영화 ‘소울 오브 더 시티’ 상영회가 열렸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식당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의 제작사는 미국 1위 음식배달 업체인 도어대시다.

미국 소비재 기업이 ‘브랜드 영화’를 제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TV 시청률이 낮아지면서 광고를 통한 브랜드 홍보 효과가 떨어지자 기업들이 영화계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3M과 휴렛팩커드(HP)는 최근 트리베카 영화제에서 브랜드 영화를 선보였다. 구글, 월마트 등의 최고경영진은 17일 광고와 영화를 결합한 브랜드 영화 등을 주제로 한 트리베카X 콘퍼런스에 참여했다.

브랜드 영화는 기업의 가치, 철학 등을 알리기 위한 영화 형식의 콘텐츠다. 광고처럼 상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알리는 대신 스토리가 있는 작품으로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미국판 배달의민족으로 불리는 도어대시는 ‘소울 오브 더 시티’를 통해 코로나19로 문을 닫거나 어려움을 겪은 뉴욕의 식당 주인들이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담았다. 도어대시는 이들의 재기를 도왔다.

하지만 유튜브 등에 방영되는 광고와 달리 영화 내내 도어대시 브랜드보다는 식당 주인에게 더 초점을 맞췄다. 토지 이용의 문제를 담은 파타고니아의 다큐멘터리, 도브가 스폰서로 참여한 단편 애니메이션 헤어러브 등도 브랜드 영화로 꼽힌다.

이들 브랜드 영화는 광고를 꺼리는 소비자에게 제품이나 기업을 알리는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팀 칼킨스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TV 시청이 줄면서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업을 소개할 주요한 수단이 사라졌다”며 “이 때문에 기업들이 브랜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