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대러 관계 추가 악화 예상…회원국에 '단합' 강조
유럽연합(EU)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16일(현지시간) 최저 수준에 있는 현 EU와 러시아 관계가 더 악화할 수 있다면서 회원국들에 단합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EU-러시아 관계, 전략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EU는 현재 최저 수준에 있는 우리와 러시아 관계의 추가적인 악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같은 추가적 악화는 당분간은 가장 가능성이 큰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야기하는 전략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합이 가장 큰 자산이며, 이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원국들에 러시아 앞에서 단합을 보여주고 싶다면 러시아가 개별 회원국과 양자 합의를 시도하며 분열을 초래하는 정책을 이행하도록 허용하지 말고 EU 차원에서 협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대러 전략과 관련, 러시아의 인권 침해, 국제법 위반에는 반대하고, EU의 이익을 약화하려는 시도에는 좀 더 단호한 태도로 억제하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변화 문제 등 EU의 이익 보호를 위한 도전과제와 관련해서는 대화를 제안했다.

EU 회원국 사이에는 러시아에 대한 최선의 접근법이 무엇인지를 두고 이견이 있다.

러시아는 EU에 최대 천연가스 공급자이자 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 문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천연가스 가스관 건설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 등으로 러시아와 큰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은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이 가스관 사업이 러시아에 대한 EU의 에너지 의존도를 높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는 24∼25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는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대러 전략, 정책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