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천지 뒤덮어야 대기업이 우뚝 설 수 있어"
현판식 후 1년…'사드 기억' 속 한국기업 입주 '저조'
리커창, 한중합작 단지 방문…"외국 중소기업 투자 환영"(종합)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16일 중국 동북 지방에 있는 한국·중국 합작 산업단지를 방문해 "중국은 더 많은 외국 중소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날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 있는 '한중 국제합작 시범구'에서 한국기업 책임자들과 만나 시범구를 선택한 배경 및 애로사항에 대해 묻고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정부망이 전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외국 중소기업이 중국에서 투자할 때 더 많은 정책지도와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외국 중소기업에 대한 환영 의사를 밝히고 "중국은 누구나 차별 없이 대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이 천지를 뒤덮어야 대기업이 비로소 하늘을 떠받치고 우뚝 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중소기업이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들이 지속적인 발전 동력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리 총리는 상대적으로 침체된 동북 지역 발전과 관련해 "개혁개방에 의지해 활력이 분출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동북 지역이 '용 머리'를 들고 개혁개방 과정에서 새로운 기풍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중 국제합작 시범구는 지난해 4월 중국 국무원의 비준을 받고 두 달 뒤 현판식을 했으며, 700곳 가까운 중국 및 외국 기업이 입주해 있다는 게 중국 정부 설명이다.

중국은 한국의 신북방 정책 등을 연계해 시범구에 선진 장치산업, 스마트 제조업, 의약·의료, 건강식품 산업 등을 중점 유치하고, 단기적으로 36㎢ 규모로 시범구를 조성한 뒤 장기적으로 210㎢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무원은 비준 당시 "다방면에서 개방협력 구조를 세우고 한중 협력메커니즘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면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공동건설과 동북아 전면적 진흥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에 대한 기억이 여전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중국 측 기대만큼 한국 기업의 입주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리커창, 한중합작 단지 방문…"외국 중소기업 투자 환영"(종합)
한편 리 총리는 전날 지린성 쑹위안(松原)의 곡창지대를 방문해 최근의 농자재 가격 상승 및 식량가격 하락 등에 따른 농민부담을 완화하도록 대책을 지시하기도 했다.

한 농민은 "화학비료 등 농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마음이 놓이지 않고 농사를 짓는 데 부담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리 총리는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농업농촌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지린성 정부 등에 문제 해결을 지시했다.

또 "지린성에서 돌보지 못하면 국가에서 조정할 것"이라면서 "식량 가격이 떨어져 농민이 농사를 못 짓거나 짓고 싶지 않도록 해서는 안 된다.

농민들이 사지 못할 정도로 농자재 가격이 올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