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에 따라 중국을 빠져나온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미국 텍사스주에 새로운 둥지를 틀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CNBC는 15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잇따르자 채굴업체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고, 이 중 상당수가 텍사스로 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추정에 따르면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량은 지난해 4월 기준 전 세계 총량의 65~70%를 차지했다.

중국은 최근 류허 부총리 주재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어 비트코인 채굴 및 거래 행위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후 정부 단속이 강화되자 신장과 네이멍구 등에 몰려 있는 비트코인 채굴업체 절반 이상이 공장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떠난 채굴업체는 중앙아시아, 동유럽, 미국 등을 정착할 후보지로 눈여겨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중국의 이웃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석탄 가격 등이 저렴해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전반적으로 낙후된 인프라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CNBC는 “채굴업체가 가장 선호할 지역은 텍사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텍사스가 미국에서 전기료가 가장 싸기 때문이다. 또 2019년 기준 전력 공급의 20%가 풍력에서 나올 정도로 미국 재생에너지산업의 중심지 중 한 곳이다.

텍사스가 선호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 정치인으로, 비트코인 채굴 장려에 앞장서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 제미니의 엔지니어 출신인 브랜든 아바나기는 “애벗 주지사가 대표적인 친비트코인 인사여서 향후 수개월 동안 많은 채굴업체가 텍사스에 정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텍사스의 전기료는 전 세계에서도 가장 싼 편에 속해 텍사스에서 채굴회사를 시작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며 “초기 자본만 투자하면 곧바로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