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석유에 돈 안쓰는 에너지업계…국제 수요 못맞춰"

재생 에너지 열풍 탓에 유가 상승?…석유 시장의 역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가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최근 70달러대에 안착한 국제유가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WSJ은 최근 에너지 분야의 자금이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에 집중하면서 화석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급감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리서치 회사인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석유 채굴 비용은 3천300억 달러(한화 약 369조 원)로 2014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최소 10년간 자동차 연료를 비롯해 플라스틱 등 각종 제품 생산에 석유가 사용돼야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투자 급감은 공급 부족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경제활동이 늘고 있는 미국에서 석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에 71.78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2년 반 동안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가격이 두 배로 뛴 셈이다.

WSJ은 일부 선물 투자자들은 내년 말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르는 쪽에 걸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뒤 석유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각국의 석유비축 물량까지 소진된다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물 전문투자회사를 운영하는 리 게링은 석유 수요와 공급 상황과 관련해 "석유 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이후에도 석유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난다면 화석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줄인 에너지 업계가 제대로 공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JP모건은 석유 업계가 2030년까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선 6천억 달러(약 671조 원)의 투자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