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군 국방전략연구소 전문가 분석…"드론 방어력 없어"
"독일, '드론전쟁' 벌어지면 아제르바이잔에도 패배"
유럽 군사강국 독일이 드론전(戰) 상황에선 훨씬 소국인 아제르바이잔애도 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독일군 내에서 나왔다.

현대전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드론에 전혀 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일연방군 산하 국방전략연구소(GIDS) 현대전 전문가인 미하엘 카를 육군 중령은 13일(현지시간) 연구소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카를 중령은 지난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전쟁 때 아르메니아군 대신 독일연방군이 아제르바이잔군과 맞붙은 상황을 상정했다.

그러면서 "아주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당시 분쟁에서 독일연방군이 아제르바이잔군과 싸워야 했다면 독일연방군에 기회가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투용 드론이나 자폭공격(가미카제) 드론과 같이 당시 전쟁에 사용된 무기체계를 적절히 방어할 능력이 독일연방군에 없다"라면서 "방공력 부족이 패인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를 중령은 보병대가 숲에서 전투를 벌이는 상황을 예로 제시했다.

그는 "적이 심박센서를 가진 정찰드론과 성냥갑보다 작은 미니 전투용 드론 떼를 보낸 뒤 드론끼리 목표물을 정하고 (공격하도록) 프로그래밍한다면 (숲속 보병대는) 소리 없이 살해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독일은 전파방해기술 등 드론방어에 필요한 기술을 갖췄지만, 아직 군에 도입하지 않았다고 카를 중령은 지적했다.

그는 "독일연방군은 현대전을 치르기엔 너무 굼뜨다"라고 말했다.

독일은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군사력 지수로 140개국 중 15위인 군사강국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이 지수에서 64위였다.

아제르바이잔군은 작년 아르메니아와 전쟁에서 터키제 드론 '바이락타르 TB2'를 활용해 아르메니아군의 러시아제 T-72 전차들을 잡아내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이에 아르메니아가 20여년간 점령한 영유권 분쟁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아제르바이잔이 되찾은 가장 큰 동력이 드론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