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원·스타 외교관 거친 고학력 정치가
이스라엘 46세 최연소·15년 최장수 총리 기록
정치 승승장구 이면엔 뇌물·사기 등 부패혐의
"최근 팔레스타인과 무력충돌이 퇴진 결정적 계기"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였던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의 지지자들은 그를 종종 성경의 다윗왕과 견줬다.

'다윗왕'으로 불리던 네타냐후…"국가통합 위협한 전횡 탓 퇴출"

심지어 네타냐후 전 총리의 정적마저도 정치적 곤경에서 빠져나오는 그의 민첩함과 수완을 두고 마법사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12년 연속 집권을 포함해 15년 넘게 집권하며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였던 네타냐후는 자신을 축출하기 위한 이른바 '무지개 연정'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다윗왕'으로 불리던 네타냐후…"국가통합 위협한 전횡 탓 퇴출"

◇ '미국 유학파' 우파학자의 아들
시온주의 학자인 아버지를 둔 네타냐후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사를 마친 뒤 보스턴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미국 근무 전 1967년 귀국해 최정예 특수부대에서 군 복무했으며, 텔아비브 피랍 여객기 구출 작전에 참여했다가 다치기도 했다.

완벽한 동부 영어를 구사하는 네타냐후 전 총리는 1984년 주미 대사관 근무를 거쳐 뉴욕의 유엔 주재 대사로 자리를 옮긴다.

당시 '나이트라인'과 '래리킹 라이브'와 같은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며 지명도를 쌓았다고 NYT가 전했다.

이어 1991년 걸프 전쟁 때 방독면을 쓰고 CNN 인터뷰를 하고, 마드리드 평화회의에서 이스라엘을 대변하면서 승승장구했다.

결국 1993년 43세에 보수 성향의 리쿠드당 당수가 된다.

◇ 전임 총리 암살 후 최연소 총리로 집권
네타냐후 전 총리가 정치적으로 성장하던 1995년 이츠하크 라빈 당시 총리가 팔레스타인 정책에 불만을 품은 극우파 청년에게 암살을 당한다.

정치적 혼란기였던 1996년 네타냐후가 시몬 페레스 노동당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꺾고 46세로 최연소 총리가 된다.

네타냐후는 당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평화 회담을 반대했지만, 총리 취임 후 미국의 압박에 따라 정반대의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1999년 네타냐후가 이끌던 우파 정부의 집권에 붕괴를 불러왔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 10년 만에 돌아온 네타냐후
아리엘 샤론 총리가 2005년 쇼크로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네타냐후 전 총리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리쿠드당을 장악한 그는 2009년 다시 총리로 당선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당시 네타냐후는 10개월간 서안에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과 평화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으나 2010년 무위로 돌아갔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고, 네타냐후는 2020년 미국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구상과 이란 핵합의 탈퇴를 전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과 가자 지구에서 무력 충돌이 잦아지면서 네타냐후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다윗왕'으로 불리던 네타냐후…"국가통합 위협한 전횡 탓 퇴출"

네타냐후 전 총리의 집권기에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충돌은 세 차례로 집계된다.

그중 2014년에는 팔레스타인 쪽에서 2천200명이 사망했으며, 대부분 민간인이었다고 유엔이 밝혔다.

결정적인 게 지난 5월에 발생한 충돌이다.

BBC는 이를 계기로 반(反)네타냐후 전선이 구축됐다고 해설했다.

'다윗왕'으로 불리던 네타냐후…"국가통합 위협한 전횡 탓 퇴출"

◇ 부패 스캔들로 얼룩
네타냐후 전 총리는 2016년 뇌물·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다.

사업가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등의 혐의로 2020년 5월 이스라엘 역대 총리로서는 처음 재판정에 서게 된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자신의 혐의가 정적들의 마녀사냥이라며 반발했고, 재판을 받으면서도 1년 동안 잇따라 열린 세 차례의 총선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네 번째 총선에서는 리쿠드당이 다수당이 됐지만, 우파 성향의 정당까지 참여해 그의 퇴진을 촉구했고, 결국 장기 집권의 막을 내리게 됐다.

NYT는 "네타냐후 전 총리의 전횡 때문에 이스라엘 통합과 안보가 위협을 받는다는 사실에 모든 반대파가 동의한다"라며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네타냐후가 물러나야 한다는 데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라고 밝혔다.

'다윗왕'으로 불리던 네타냐후…"국가통합 위협한 전횡 탓 퇴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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