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봉쇄전략에 선진국 합심
'더 나은 세계 재건' 출범 합의
개도국에 수천억弗 지원 전망

"中 덤핑 수출 막자"에도 공감대

美, 中 인권 문제 등 공세 강화
G7 정상, 中견제 각론엔 '이견'
서방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맨 왼쪽)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호텔에서 열린 G7 확대회의 세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등과 대화하고 있다.  영국 총리실 제공

서방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맨 왼쪽)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호텔에서 열린 G7 확대회의 세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등과 대화하고 있다. 영국 총리실 제공

미국 주도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중국의 경제 영토 확대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항해 글로벌 인프라 투자를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對)중국 봉쇄 전략에 주요 선진국이 뜻을 함께했다는 의미가 있다. G7 정상들은 중국의 덤핑 수출 문제 등에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 등에 대해서는 G7 정상들 간 온도 차를 보였다.
‘더 나은 세계 재건’ 합의
미국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전략적 경쟁 방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인프라 투자 구상인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 출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B3W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더 나은 재건’에서 따온 명칭이다. 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해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개발 요구에 부응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백악관은 “2035년까지 개도국이 필요로 하는 40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돕기 위해 G7을 비롯한 주요 민주주의 국가가 나선 것”이라며 “높은 기준의 가치를 지향하는 투명한 인프라 파트너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운영 방식과 투자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민간 업체들을 참여시킨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통해 수천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 규모와 야심은 2차 세계대전 후 유럽 재건을 위해 미국이 진행한 ‘마셜플랜’을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B3W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부터 추진해온 일대일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신(新)실크로드 전략’이다. 철도·항만·고속도로 등 수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뼈대로 한다. 중국은 이를 통해 세계 100여 개국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G7 국가에서는 유일하게 이탈리아가 참여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자원 확보, 경제 영토 확장 등을 노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백악관은 “앞으로 B3W가 중남미에서 아프리카, 인도·태평양 지역에 걸쳐 통일된 비전을 갖추고 다양한 개발금융기구 등을 동원해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G7뿐만 아니라 여러 파트너 국가와 협력해 기후 변화, 보건, 디지털 기술, 성 평등에도 투자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G7 "글로벌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 구축"…中 '일대일로'에 맞불

중국 인권 문제 놓고 온도 차
미국은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에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신장위구르족과 소수 민족 강제 노동 관행을 규탄하며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자 불공정한 무역 경쟁의 악랄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글로벌 경제를 왜곡하는 중국의 덤핑 수출 등 비시장적 경제 관행에 대한 공동 대응에도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과거 G7 정상회의 때 공동성명에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G7 정상들은 중국 견제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대중국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한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후, 생물다양성, 자유무역 등에 (중국과) 협력적 유대를 갖고 있다”며 유화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국 강경 노선에 모든 동맹이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며 “연간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중국에 수출하는 독일, 일대일로에 동참한 이탈리아 등이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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