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가운데 대만 고위 당국자가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의 코로나 백신 조달을 조건부로 허용한다고 처음 밝혔다.
코로나 위기 대만, 결국 민간 통한 백신 조달 조건부 허용
이에 따라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郭台銘) 측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대만 내 독점 공급권을 가진 중국 제약사와 조율해 구매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훙하이정밀공업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며, 대만은 화이자 백신의 구매에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13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보건당국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미국의 화이자와 공동 개발한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조건부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부장(장관)은 바이오엔테크의 선 출하 증명 제시를 요구한 대만 보건당국과 긴급 사용 승인을 먼저 허가해야 한다는 바이오엔테크 측의 입장이 서로 대립해 그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언급했다.

천 부장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난주 식품약물관리서(식약서·MOHW)가 전문가 회의를 거쳐 화이자 백신의 긴급 사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대만 정부는 바이오엔테크 측의 출하 증명만 있으면 궈타이밍의 백신 구매를 의뢰받은 타이캉(台康) 바이오테크놀러지(EirGenix)의 수입을 허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제약사 푸싱(復星)의약그룹은 지난 11일 주주총회에서 바이오엔테크와의 지난해 3월 계약에 따라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에 대한 독점 공급권을 갖고 있다며 바이오엔테크 측 백신의 대만 대리권은 자사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의 민간 조직이나 정부에서 (백신) 구매하려고 하면 반드시 자사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위기 대만, 결국 민간 통한 백신 조달 조건부 허용
이와 관련, 궈타이밍이 세운 융링(永齡)교육자선기금회의 류유퉁(劉宥彤) 집행장은 "현재 각종 정보를 파악 중"이라며 "현대 사회의 운영은 법규와 기업 메커니즘에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지난달 하순 "독일의 바이오엔테크 백신 원제조사와 계약 체결이 가까웠지만, 중국의 개입으로 현재까지 성사시킬 방법이 없었다"면서 처음으로 '중국의 방해'를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인구 약 2천350만명인 대만은 약 3천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구매분 가운데 현재까지 공급된 백신은 87만6천600회분이다.

이달 초 일본이 무상 지원한 124만 회분까지 포함하면 총 211만6천600회분이다.
코로나 위기 대만, 결국 민간 통한 백신 조달 조건부 허용
대만에서는 전날까지 코로나19 확진 1만2천746명, 사망 411명이 각각 나왔다.

또 지난 5월 26일 사망자가 11명 발생한 이후 전날까지 두 자리 숫자의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