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 보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은 '반(反)외국제재법' 시행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이나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이 법의 첫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중국이 반외국제재법을 쓰기 시작하면 기업들이 왜 어느 한 편에 서야 하게 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신장(新疆) 면화 사용 금지 방침을 선언한 다국적 패션 브랜드들과 미국의 수출 제재에 타격을 받은 화웨이의 협력사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이번 법안 시행 전부터 H&M, 나이키, 아디다스 등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표방한 일부 글로벌 패션 브랜드는 최근 중국에서 강한 불매 운동에 직면해 매출이 심하게 감소한 바 있다.
상하이의 법률회사 중룬에서 파트너로 일하는 팡젠웨이는 과거 중국의 외국 제재 대항 조치들이 '정치적 선언'에 불과했다면 반외국제재법 통과를 계기로 중국이 실제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하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어려운 딜레마 상황에 빠질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서방의 제재에 맞서 중국 상무부는 작년 9월 사실상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운영에 관한 규정을, 올해 1월에는 상무부령인 '외국법률·조치의 부당한 역외적용 저지 방법'을 발표했지만 실제 이를 활용한 사례는 지금껏 없었다.
중국이 이번에 새로 도입한 반외국제재법은 앞서 발표된 일련의 외국 제재 대항 관련 규정을 시행하는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화웨이에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첨단 반도체 공급을 끊은 TSMC도 반외국제재법의 우선 적용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반외국제재법 제정 협의에 직접 관여한 텐페이룽 베이징대 법대 교수는 "예를 들어 화웨이가 경제적 손실을 물어내라면서 TSMC에 소송을 낼 수 있고 우리 법원은 TSMC에 손배 판결을 내일 수 있다"며 "TSMC는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큰 이익이 걸려 있는 만큼 미국 제재를 존중할 것인지, 중국에서 반외국제재법을 존중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외국제재법은 중국 기업이 외국 정부가 가한 제재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자국 법원에 관련 제재 이행해 동참한 상대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미국 로펌 윌머헤일의 베이징 사무소에서 일하는 레스터 로스는 중국의 새 반외국제재법이 앞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누구와 사업하고 싶은지 판단하도록 강요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만약 그렇다면 이는 금융 기관들에 특히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10일 반외국제재법을 통과시켰고,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주석령 서명을 거쳐 즉각 시행됐다.
이 법은 외국의 '부당한' 제재에 대항해 중국이 직·간접적으로 해당 조치 결정이나 실시에 참여한 외국의 개인·조직을 보복 명단(블랙리스트)에 올해 중국 입국 제한, 중국 내 자산 동결, 중국 기업·개인과 거래 금지 등 각종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무기 52종 제원 담긴 카드 제작…"적군·아군 장비 신속 식별 가능해질 것" 1년 넘게 전쟁이 계속되면서 생전 처음 보는 무기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통에 '피아식별'에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미군이 발 벗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육군 훈련교리사령부는 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무기체계 52종의 사진이 담긴 트럼프 카드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이 카드는 탱크, 장갑수송차량, 트럭, 곡사포 등 나토 무기 52종 사진이 다이아몬드·클로버·하트·스페이드 무늬를 대체한 형태로, 조커 2장까지 총 54장으로 구성된다. 카드는 다음 달 인쇄를 마치고 미국, 나토,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될 예정이다. 훈련교리사령부는 "적군의 장비와 아군의 장비를 재빨리 식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구상한 아이디어"라고 특별한 트럼프 카드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훈련교리사령부는 이 카드가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 목적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카드에 등장하는 무기들이 '비 나토국가에 널리 보급된 나토 장비' 위주라고 설명했다. 나토의 군사 장비를 대거 받아 간 나토 비회원국은 바로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1년 간 들여온 나토 동맹국의 무기는 총 680억 달러 어치에 이른다.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 우크라이나는 세계 3위 무기 수입국이 됐다. 문제는 새 무기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너무 많은 무기가 한꺼번에 몰려들다 보니 적의 무기와 아군의 무기를 구별하기도 어려울 지경이 됐다는 점이다. 트럼프 카드는 장병들이 여가 시간에 카드 게임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카드에 그려진 무기의 생김새나, 이름, 생산국, 주무장 등 정보
오랑우탄 '조이' 울타리 앞에서 4개월 아들 젖 먹인 사육사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던 오랑우탄이 울타리 너머로 사육사의 시범을 지켜보더니 새끼 오랑우탄에게 젖을 먹이는 데 성공했다고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14살 오랑우탄 '조이'가 엄마가 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동물원에 따르면 조이는 출생 9개월 만에 엄마를 잃고 한 번도 오랑우탄의 양육방식을 경험하거나 보지 못한 채 2021년 첫 새끼 '타비'를 낳았다. 초보 엄마였던 조이는 타비를 멀찍이 떨어진 나무에 두고 수유하려 하지 않았고, 사육사들이 동물 인형으로 갖가지 시범을 보이는 데도 무관심했다. 심지어 사육사들이 눈앞에서 타비를 먹이는 것을 보고도 특별한 반응 없이 타비를 음료 캔인양 손에 쥐고 다닐 뿐이었다. 결국 사육사들은 타비를 엄마에게서 떼어내 직접 돌보기로 했다. 그런 조이가 작년 4월 둘째를 가지게 되자 사육사들은 조이의 모성 본능을 일깨워주기 위한 방법을 총동원했다. 울타리 안에 40인치 TV를 설치해 오랑우탄의 출산과 육아를 다룬 유튜브 영상을 틀어줬고, 사육사들이 인형을 안은 채 바닥을 기거나 비스킷을 먹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이가 작년 12월 마침내 둘째를 낳았을 때는 실제 갓난아기를 돌보던 초보 엄마 휘틀리 터너가 중책을 맡았다.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에서 3년간 사육사로 일한 터너는 4개월 아들 케일럽과 함께 직접 모유 수유 시범을 보이기로 했다. 터너는 조이가 사는 구역의 울타리 바깥에 주저앉아 케일럽과 조이의 새끼, 자기 가슴과 조이의 가슴
일 외무상 3년만에 방중…일본산 식품 수입제한 조기 철폐 요청한중일 3개국 대화 재개도 논의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2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 만나 대만과 동중국해 정세 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하며 양국 간 지속적인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국 현지에서 근무 중인 일본인이 최근 간첩 혐의로 구속된 데 항의하고 조기 석방을 요구했다. 일본 방송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외무상으로는 3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한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베이징에서 친 부장과 약 4시간에 걸쳐 회담과 오찬을 함께 하며 양국 현안 등을 논의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중·일 관계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많은 과제와 심각한 현안에 직면해 매우 중요한 국면에 있다"며 양국이 모든 레벨에서 솔직한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 부장은 올해가 중일평화우호조약 체결 45년이 되는 것을 언급하며 "선인들은 탁월한 식견을 갖고 양국 관계의 평화 우호 협력이라는 큰 방향성을 확립했다"며 "역사와 인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며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일본을 견제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정세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야시 외무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국제사회의 안전 유지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