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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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간 마을 인구 10분의 1의 생명을 앗아간 악어가 포획 뒤 우간다 지역경제 활력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로 수출될 악어 가죽을 만들기 위해 악어 번식에 사용되면서다. 이 악어로 키운 악어 농장을 보기 위한 관광객이 2배 늘어나는 등 관광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우간다 빅토리아 호수에 서식하는 나이 75세로 추정되는 한 나일 악어가 1991년부터 2005년 사이 80여명을 잡아먹었다. 이 악어에게는 미국 911테러를 일으킨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의 이름을 따 '오사마'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오사마의 길이는 총 16피트로 약 5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이 짐승이 우간다에 위치한 루강가라는 작은 마을의 인구 10분의 1을 잡아먹었다고 보도했다.

오사마의 수법은 상당히 교묘한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고기잡이 배 위에서 물을 길을 때, 배를 전복시켜 많은 아이들을 낚아챘다. 그러다 성인 어부들에게도 같은 수법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오사마 때문에 빅토리아 호수 곳곳에는 주인 없는 너덜너덜한 옷이 발견되기도 했다.

오사마로 인해 형제를 잃은 한 남성은 "오사마는 물 속에서 수직으로 떠올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도움을 청하려고 했지만 악어가 턱으로 동생의 다리를 꽉 물고 물 속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5분 간 사투가 벌어졌다. 하지만 이 남성의 동생은 결국 며칠 후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결국 2005년 50명의 지역민과 야생 동물 관리국은 오사마 포획 작전에 나섰고, 성공했다. 주민들은 오사마를 죽이고 싶어했지만, 당국은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대신 당국은 오사마를 악어 번식에 활용하기 위해 악어 농장으로 보냈다. 미러는 "우간다 당국은 오사마가 이탈리아와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 패셔니스타들의 핸드백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수천마리 악어의 아버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랬다"고 설명했다.

이후 악어 농장은 5000마리 악어를 볼 수 있는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관광객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