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연임 9부능선…안보리가 공식 지지
안토니우 구테흐스(72) 유엔 사무총장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공식 지지를 받아 연임의 9부 능선을 넘었다.

8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이날 비공개회의를 열어 유엔 총회에 구테흐스 총장의 연임을 권고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6월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에스토니아의 스벤 위르겐손 대사가 밝혔다.

오는 18일 소집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엔 총회에서 연임 안건이 승인될 경우 구테흐스 총장은 내년 1월부터 5년의 임기를 새로 시작한다.

차기 유엔 총장직을 노리는 경쟁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회원국의 공식 추대를 받은 경쟁 후보는 아직 한 명도 없다.

이런 가운데 안보리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연임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이다.

포르투갈 총리 출신인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 난민기구 최고대표를 거쳐 지난 2017년 1월 반기문 전 총장의 후임으로 유엔 사무총장에 올랐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임기 내내 국제기구를 압박하는 바람에 '구테흐스 1기'는 이를 방어하는 데 급급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유엔 분담금의 22%를 납부하는 최대 후원국인 미국이 오히려 산하 기구들의 힘을 빼는 바람에 정상적인 운영은 물론 기후변화와 국제보건 등의 현안 해결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구테흐스 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연임을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훼방'과 별개로 구테흐스 총장 본인도 시리아, 예멘, 미얀마, 에티오피아 등 지구촌 곳곳의 심각한 분쟁을 단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로힝야 난민과 군부 쿠데타로 심각한 인권침해가 벌어진 미얀마 사태 등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시민사회는 지적한다.

이날 안보리 지지 결정 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구테흐스 1기는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의 인권 침해에 대한 침묵으로 정의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