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EC, 외국인 근로자 2천명 2주간 격리…"6월 매출 30∼35% 감소"
블룸버그 "소수의 행위자에 의존하는 반도체 공급망 위험 노출"

대만의 주요 반도체 검사 업체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 "대만의 반도체 검사 공장 직원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반도체 부족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이 소수의 핵심 행위자에 의존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위험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대만 반도체 검사업체 코로나 집단 감염…공급부족 심화 우려
세계 굴지의 반도체 검사 업체인 킹위안(京元)전자(KYEC)는 먀오리(苗栗)현 공장 직원들이 대거 코로나19에 감염되자 지난 4일 저녁부터 이틀간 이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대만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이 공장에서는 18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의 대다수는 전체 공장 직원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었다.

대만 당국은 약 2천 명에 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2주간 격리 조처를 했다.

KYEC는 6일 밤부터 내국인 직원들을 투입해 공장을 부분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KYEC 대변인은 "2주 내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복귀하면 회사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생산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KYEC는 성명을 통해 6월 생산량과 매출이 30∼35%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YEC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소수의 핵심 행위자에 의존하고 있는 글로벌 기술공급망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공급자이자 목진지(choke point) 역할을 수행한다.

목진지는 물자수송이나 군사작전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진 길목을 의미한다.

KYEC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순수 반도체 검사 전문기업으로, 세계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전쟁'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대만의 코로나19 악화로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는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으나, 지난 4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났다.

대만은 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42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만1천298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