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출혈 경쟁 끝...G7, 글로벌 최저세율 15% 합의
영국 런던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 AP

주요 7개국(G7)이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 15%'에 합의했다. 세계 각 국의 법인세 출혈 경쟁에 종지부를 찍는 역사적 합의라는 평가가 나온다.

G7 재무장관들은 4∼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서 각 국의 법인세율을 15% 이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기업이 사업을 하는 국가에 세금을 내도록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G7 재무장관들은 이번 합의 결과를 다음달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G7 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수년간의 논의 끝에 세계 조세체계를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면서 공평하도록 개혁하기 위한 역사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로 기업들에 공평한 경기장이 마련되고, 기업들이 제 자리에서 정확한 세금을 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합의는 수십년간 이어진 각국의 법인세 인하 경쟁을 제한하고 각 국의 세수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대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곳에 본사를 두고 세금을 회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성격도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 도입을 추진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당초 미국은 최저세율을 21%로 제시했지만 다른 나라들과의 원활한 합의를 위해 15%로 수치를 낮췄다. 세계 각 국이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재정 투입을 늘리면서 세수 확보 필요성이 커진 점도 이번 합의 도출에 영향을 미쳤다.

옐런 장관은 이번 합의는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끝내기 위한 중요하고 전례없는 결정이며 기업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주고 세계 경제가 번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기업들이 더는 불투명한 조세 구조를 가진 나라로 이익을 교묘하게 옮기는 방식으로 납세 의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조세 회피처에는 안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