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재무장관들 '역사적 합의'…21세기 디지털 시대 맞는 조세체계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로…코로나19 후 빈 나라 곳간 채운다

선진국들이 법인세율 '바닥 경쟁'을 멈추고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대형 IT 기업들의 조세회피를 차단하기로 뜻을 모았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수년간 논의 끝에 '역사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법인세율 인하 경쟁 끝내고 '빅테크' 조세회피 막는다
G7 재무장관들은 5일(현지시간) 이번 합의로 세입이 확대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느라 빈 나라 곳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다.

또, 조세 체계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개편해서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다국적 IT 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을 거둔 뒤 세금을 내지 않고 빠져나갈 구멍을 차단하게 된다고 환영했다.

주로 미국 기업들인 대형 IT 기업 과세와 관련한 논의는 2013년에 처음 시작됐지만, 그동안 미국과 유럽 국가들 사이에 이견이 워낙 컸다.

그러자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은 디지털 서비스세라는 것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과세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최저 법인세율 15%를 제안하면서 대화가 본격 재개됐다.

미국은 대신 디지털 서비스세를 없애지 않으면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되는 의류, 명품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번 G7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이 나왔다.

글로벌 법인세율 인하 경쟁 끝내고 '빅테크' 조세회피 막는다
G7 재무장관들은 공동성명(코뮈니케)에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최소한 15%로 두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조세피난처나 아일랜드와 같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법인을 두고 세금을 적게 낼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

공동성명에는 기업들이 매출이 발생하는 곳에서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이익률이 10% 이상인 기업에 해당하며 이들은 이익의 20%는 사업을 하는 국가에 재할당해서 세금을 내게 된다.

이는 기업이 소재하는 곳에서 과세하도록 한 100년 된 국제 법인세 체계를 뒤바꾸는 것이다.

G7 재무장관들은 회의 첫날 저녁까지 세부 사항을 두고 씨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최저 법인세율을 더 높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어도'라는 말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디지털 서비스세를 즉시 없애기를 바랐지만, 유럽 국가들은 이번 합의안이 최종 적용된 후에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G7 재무장관 공동성명에 담긴 합의는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거쳐 가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서비스세와 과세 대상 기업의 조건 등 세부 사항이 추가로 정리돼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