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권 위기 네타냐후의 반격…'무지개 연정' 이탈표 유도(종합)
연정 참여 의원 마지노선인 61명…네타냐후측, 우파 의원 4명 이탈유도 목표
[고침] 국제(실권 위기 네타냐후의 반격…'무지개 연정'…)
실각 위기에 놓인 베냐민 네타냐후(71) 이스라엘 총리가 새 연립정부 협상을 타결한 '반네타냐후 블록'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15년 2개월간 재임해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가 새 연정에 대한 의회의 신임 투표를 앞두고 판세를 뒤엎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선 것이다.

◇ 네타냐후, 우파 의원들 연정 반대 유도…4명 이탈 유도 목표
네타냐후 총리는 3일(현지시간) 우파 의원들에게 8개 정당이 뭉친 새 연정 설립을 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위터에서 "우익 투표에 의해 선출된 의원들은 위험한 좌익 정부를 반대해야 한다"라고 썼다.

야권 연정 협상 타결 이후 처음 내놓은 메시지를 통해 네타냐후는 자신에게 등을 돌린 우파 정당 의원들의 연정 이탈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마라톤협상 끝에 극적으로 연정 구성에 합의한 '반네타냐후 블록'에는 지난 3월 총선에서 원내 제2당이 된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17석), 중도 성향의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 성향의 노동당(7석)이 참여했다.

[고침] 국제(실권 위기 네타냐후의 반격…'무지개 연정'…)
또,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 극우 성향의 야미나(7석), 아랍계 정당 라암(4석)도 합류했다.

이들 8개 정당의 의석은 62석으로 신임 투표 통과에 필요한 전체 의석(120석)의 과반이다.

그러나 연정 측이 대통령에게 제출한 연정 지지 의원 수는 신임 투표 가결의 마지노선인 61석이다.

반격에 나선 네타냐후의 목표는 우파 정당 야미나와 뉴호프에서 최대 4석의 이탈표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고침] 국제(실권 위기 네타냐후의 반격…'무지개 연정'…)
또 네타냐후는 그를 지지하는 우파 정치인, 정착촌 지도자들의 긴급 회동을 통해 야권 연정을 무너뜨리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이스라엘 최대 뉴스 포털인 왈라에 따르면 네타냐후측이 마련한 대책 중에는 야권 연정에 반대하는 초정통파 유대교도의 대중 집회도 포함됐다.

이후 실제로 연정에 참여한 야미나 소속 의원의 자택 등에서는 네타냐후 지지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와 시위를 벌였다.

◇ 네타냐후의 우파 자극, 폭력 사태 등 우려도
문제는 재임 기간이 무려 15년 2개월에 달하는 이스라엘 '우파의 상징' 네타냐후의 반격이 자칫 비정상적인 폭력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은 실각 위기에 놓인 네타냐후의 반격 메시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실패 후 미국에서 벌어졌던 의사당 난입과 유사한 사건으로 연결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또 신문은 팔레스타인 및 인근 이슬람권과의 공존을 위한 중동평화회담 등을 이끌어온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가 극우파 청년에게 암살됐던 1995년의 상황을 거론하기도 했다.

[고침] 국제(실권 위기 네타냐후의 반격…'무지개 연정'…)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야권이 차기 총리로 지명한 베네트 야미나 대표에게 총리급 경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레츠는 신베트가 총리 당선인이 아닌 베네트에게 특별 경호를 제공하기로 한 이례적인 조처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야권은 오는 7일 신임 투표를 진행해 연정을 확정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 소속의 야리브 레빈 크네세트 의장이 의도적으로 연정 확정 투표를 연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은 확정 투표 요구안과 함께 크네세트 의장 교체투표 요구안도 의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