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 4∼12세 자녀 둔 부모 1천500명 조사 결과
"팬데믹발 등교중단에 엄마만 정신건강 악화…아빠는 멀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등교 중단이 아빠보다는 엄마의 정신건강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대와 서리대, 버밍엄대 연구진은 잉글랜드 지역에서 4∼12세 자녀를 둔 부모 1천5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12월 정신건강 변화를 측정했다.

영국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자 지난해 3월 20일부터 모든 학교의 휴교에 들어갔다.

6월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 6학년 등 일부 학년이 등교를 재개했지만, 전체 학년은 9월부터 새 학기를 시작했다.

분석 결과 자녀들의 등교 중단은 엄마들은 정신건강 악화로 이어졌다.

기존 회사 업무에다 홈스쿨링과 보육의 책임이 더해지면서 우울증과 불면증은 물론 자신을 무가치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발생했다.

6월부터 등교가 재개된 일부 학년의 엄마들은 여전히 학교에 가지 않는 자녀를 둔 엄마들에 비해 정신 건강이 개선됐다.

이때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 엄마들은 '사회적 접촉' 부재에 따른 외로움을 더 크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리 등교한 자녀를 둔 엄마와 그렇지 않은 엄마들의 정신건강 차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7월에는 격차가 절반으로 줄었고 9월에는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흥미로운 점은 아빠들의 정신건강은 자녀의 등교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에식스대의 로라 푸마갈리 박사는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는 것이 엄마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면서 "이는 봉쇄조치의 숨겨진 비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푸마갈리 박사는 "등교 중단은 팬데믹 기간 엄마들이 경험한 정신건강 악화의 절반가량에 책임이 있다"면서 "평균적인 아빠들의 정신건강은 영향을 받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