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요트인 ‘슈퍼요트’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속에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요트는 일반적으로 길이 40m 이상의 호화 요트를 말한다. 사람과 떨어져 있고 싶어 하는 부자의 수요가 늘면서 올 들어 슈퍼요트 판매량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여행 시장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슈퍼요트업계는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자는 슈퍼요트를 구매해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요트 안에서 요가나 피트니스 수업을 하기도 한다. 또 대중과 떨어져 외딴 곳에서 가족,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부자의 관심이 커지며 슈퍼요트 주문도 크게 늘었다. 이탈리아 선박업체 페레티는 올 1분기 역대 최대 규모인 56대의 요트를 판매했다. 페레티는 “환상적인 판매 속도”라고 했다. 영국 잡지 보트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중개시장을 통해 거래된 슈퍼요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가량 많은 208대에 달했다. 거래액은 10억파운드(약 1조5800억원) 수준이었다. 거래량과 거래액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탈리아 베네티요트의 마르코 발레 CEO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은 삶이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순간을 즐기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캔 칵테일’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CNBC방송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알코올 음료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미국의 캔 칵테일 시장은 전년 대비 50%가량 성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앞으로 수년간 캔 칵테일 시장 규모가 30억~40억달러(약 4조5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