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여객기 강제 착륙 논란을 일으킨 벨라루스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반발해 일부 유럽 항공사의 모스크바 운항을 차단했다. 벨라루스와 서방 국가들 간 외교적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벨라루스 동맹국인 러시아 정부의 첫 보복성 움직임이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당국은 벨라루스 영공을 우회해 모스크바에 들어오는 EU 소속 항공사들의 운항 계획을 불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에어프랑스와 오스트리아항공의 모스크바행 항공편들이 잇따라 취소됐다.

벨라루스는 반체제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전투기까지 동원해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가던 항공기를 벨라루스에 강제 착륙시켰다. 이후 유럽 항공사들은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권고에 따라 안전 등을 이유로 벨라루스 영공을 피해 항공편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 항공사의 모스크바행을 막는 이번 조치가 일시적일지 당분간 지속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영국항공, KLM 네덜란드항공 등 다른 유럽 항공사들은 벨라루스를 우회한 새로운 항로로 모스크바에 착륙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보복성 운항 취소가 이어지면 서방과 러시아 간 신경전이 첨예해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따라 이번 사태를 신속히 조사하기로 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이날 여객기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ICAO에 조속한 단속을 촉구했다. ICAO 회원국인 벨라루스는 항공조약에 따라 자국 영공을 비행하는 민항기의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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