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확산에 대응 어렵다…선진국 외에는 백신 접종 미흡"
WHO 선임고문 지낸 일본 의사 "올림픽 가능한 상황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선임 고문으로 활동했던 시부야 겐지(澁谷健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일본에서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을 내놨다.

시부야는 도쿄 올림픽에 관해 "개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27일 보도된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현실을 보면 일본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억제되지 않았고 의료 서비스는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이 이상의 감염 확산에 대응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시부야 씨는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으면 무관객 개최라도 격리도 없고 백신도 불충분한 상황에서 10만 명 가까운 선수나 관계자가 일본에 오는 것 자체가 리스크(위험)"라고 평가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백신을 제공하고 일본 내 동선을 엄격하게 제한해 감염 확산을 억제한다는 일본 정부 구상에 관해 "선진국을 제외하면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잘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올림픽 입국자 중에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허점을 지적했다.

시부야 씨는 백신 확보가 늦은 것 외에도 일본 정부 등이 어떤 조건이 갖춰지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지에 관한 과학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문제점을 열거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 두기나 외출 자제 등 주민의 자발적 협력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사회가 피폐해진다며 백신 접종을 늘리고 검사를 확대하라고 제언했다.

의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시부야 씨는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의 공중위생연구소 소장을 지냈고 일본 후쿠시마(福島)현에 설치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메디컬 센터의 센터장으로 이달 취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