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로 한국 알리자"…뉴욕서 줄잇는 상영회
한국계 이민자들을 다룬 영화 ‘미나리’가 지난달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하자 뉴욕 내 한인단체·기관들이 잇따라 ‘한국 알리기’의 호기로 삼고 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25일(현지시간) 뉴욕 할렘의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250여 명을 대상으로 ‘미나리 온라인 특별상영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로 위축된 사회 분위기를 ‘문화의 힘’으로 극복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했다는 게 문화원 측 설명이다.

2009년 뉴욕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이 고교는 전교생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프로그램을 필수 교육과정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 상영회는 데모크라시 프렙이 매년 5월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해 개최하는 ‘코리안 스트리트 축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대한무역진흥공사와 뉴욕 aT센터가 한국의 과자와 김치 등을 담은 ‘K-박스’를 후원했다.

조윤증 뉴욕문화원장은 “고된 한인 이민 역사와 이를 극복해 성공을 이룬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했다”며 “인종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주유엔 한국대표부도 지난 22일 유엔 사무국을 비롯한 다양한 유엔 기구, 유엔 회원국 대표부, 유엔 국제학교 등 관련 기관·단체 직원과 가족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미나리 상영회를 열어 호응을 얻었다.
"영화 미나리로 한국 알리자"…뉴욕서 줄잇는 상영회
대표부에 따르면 필리핀 이민자 출신의 한 유엔 사무국 직원은 “이미 미나리를 봤지만 또 보고 싶어서 사전에 한국대표부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K팝의 인기가 여전하다”며 “올해 오스카에서 조연상을 탄 사례도 있었다”고 축하하기도 했다.

배우 윤여정 씨는 지난달 말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