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시리즈·록키 제작사
10조원 넘는 인수가 제시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 급증
이번 인수로 자체 콘텐츠 강화
넷플릭스·디즈니와 주도권 경쟁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영화 ‘007 시리즈’로 유명한 제작사 MGM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자사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프라임비디오’ 콘텐츠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선두주자인 넷플릭스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미국 통신·미디어그룹 AT&T의 콘텐츠 자회사 워너미디어는 디스커버리와 합병하면서 글로벌 OTT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코로나19 사태의 반사이익을 얻으며 급성장한 OTT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대형 업체 간 싸움이 달아오르고 있다.
'OTT 제국' 넘보는 아마존…MGM 인수 임박

콘텐츠 강화 나선 아마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아마존의 MGM 인수 계약이 이르면 이번주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부채를 포함해 90억달러(약 10조110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이 성사되면 아마존의 역대 두 번째 규모 인수합병(M&A)이 될 전망이다. 앞서 2017년 미 최대 유기농 식품업체 홀푸드를 137억달러에 사들인 것이 가장 큰 M&A였다.

아마존은 MGM 인수로 OTT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구독 서비스 ‘아마존프라임’에 포함돼 있는 프라임비디오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청자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1년간 1억7500만 명이 프라임비디오 영상을 시청했고, 영상 재생 시간은 전년에 비해 7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베이조스 CEO는 아마존프라임 전체 가입자 수가 최근 2억 명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단순 가입자 수로만 따진다면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2억76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에 육박했다는 뜻이다.

아마존은 드라마 제작사인 아마존스튜디오를 통해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힘쓰고 있다. CNBC방송은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 경쟁해온 아마존이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이번 인수는 MGM의 풍부한 콘텐츠가 프라임비디오 사업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1924년 설립된 MGM은 007 시리즈를 비롯해 ‘록키’ ‘매드맥스’ 등 세계적인 히트 영화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도 제작한다. MGM이 보유한 콘텐츠 가치는 1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마존에 앞서 애플과 넷플릭스도 MGM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의로 이어지진 않았다. 애플은 MGM 가치를 60억달러 정도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합종연횡 가속
아마존의 MGM 인수로 글로벌 OTT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WSJ는 “이번 소식은 AT&T의 워너미디어가 글로벌 미디어 회사 디스커버리와 합병한다는 발표가 있은 지 1주일 만에 나왔다”며 “앞으로 새로운 사업자 진출과 합종연횡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콘텐츠로 무장한 월트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는 출범 1년여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그룹 컴캐스트는 지난해 7월 OTT ‘피콕’을 내놓은 뒤 가입자를 4200만 명 수준까지 늘렸다. 컴캐스트는 방송사 NBC와 영화제작사 유니버설스튜디오 등도 보유하고 있다.

올해도 업체들의 OTT 사업 진출이 이어졌다. 방송사 CBS와 파라마운트스튜디오 등을 보유하고 있는 비아콤CBS는 지난 3월 ‘파라마운트플러스’를 내놨다. CNBC는 “비아콤CBS가 OTT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군소 업체 인수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사업이 여의치 않다면 기존 업체에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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