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이끄는 우주탐사기업 버진 갤럭틱이 2년 만의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우주관광을 위한 네 개의 비행 관문 중 첫 관문을 무사히 넘었다. 블루오리진에 이어 버진 갤럭틱도 우주선을 쏘아 올리면서 민간 기업들의 우주 관광 전쟁에 불이 붙었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 '유니티'가 22일(현지시간) 고도 89.2㎞까지 올라간 뒤 무사히 착륙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조종사 2명이 탄 유니티는 모선인 이브에 실려 미국 뉴멕시코 '스페이스 포트 아메리카' 발사장에서 이륙했다. 유니티는 이브와 함께 13.4㎞ 고도까지 날아간 뒤 로켓 발사됐다. 이후 음속의 3배(마하 3) 넘는 속도로 올라갔다가 활강 비행을 하면서 우주공항으로 돌아왔다. 마이클 콜글레이져 최고경영자(CEO)는 "아무 결함도 없었다"며 "비행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도 확실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버진 갤럭틱이 우주 시험비행을 한 것은 201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서 두 차례 시험 비행을 했다. 우주관광 출발지인 스페이스 포트 아메리카에서는 첫 시험 비행이다.

유니티는 조종사 2명과 함께 최대 6명의 승객이 탈 수 있는 우주선이다. 우주관광을 시작하기 전 세 차례 추가 비행을 할 계획이다. 다음 시험비행에는 승객 4명이 탑승해 선실 상태를 점검한다. 세 번째 비행에는 브랜슨 회장이 직접 우주선에 오른다.

버진 갤럭틱은 내년 초 민간인이 돈을 내고 우주선을 타는 우주관광 시대를 열 계획이다. 20만~25만 달러(약 2억 3000만~2억 8000만원)에 이르는 우주관광 상품은 600여명이 예약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미국의 블루 오리진도 우주관광을 준비하고 있다. 승객 6명이 탈 수 있는 우주선 '뉴 셰퍼트'를 이용해 우주 공간과 대기권 경계인 고도 100㎞ 카르만 라인까지 간 뒤 몇 분간 무중력 체험을 하는 상품이다. 올해 7월 20일 첫 상용화 비행을 할 계획인데 가격은 20만 달러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