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가 대규모 유혈 충돌을 일단락짓기로 합의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와 하마스는 21일 오전 2시를 기해 휴전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스라엘정부는 20일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휴전안을 승인했다. 이달 10일 하마스의 선제 공격에 무자비한 폭격으로 대응한지 열흘 만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성명을 내고 "안보 내각은 만장일치로 군당국과 정보기관, 국가안보위원회 등이 제안한 휴전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휴전은 상호간에 조건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도 이집트와 유엔 등이 중재한 휴전안을 수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팔레스타인 측도 이스라엘의 휴전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충돌의 원인을 제공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인 동예루살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대규모 유혈 충돌은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50일 전쟁' 이후 가장 피해가 컸다. 가자지구에서는 아동 61명을 포함해 232명이 사망했고, 1900여 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에서는 12명의 사망자와 3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은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이슬람교도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종교활동 제한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일어났다.

올해 라마단 기간 이스라엘 당국은 이슬람교도들이 단식을 끝낸 후 모여 저녁 시간을 보내는 구시가지 북쪽의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을 폐쇄했다. 아울러 셰이크 자라의 정착촌 갈등과 관련해 해당 지역에서 오래 산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달 7일 라마단의 '권능의 밤'을 맞아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명이 동예루살렘의 3대 성지로 꼽히는 알아크사 사원에서 종교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부가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벌이자 이스라엘은 알아크사 사원에 경찰과 국경수비대 병력을 투입,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이에 하마스는 10일 병력을 철수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내고 선제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전투기와 첨단 무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폭격, 사실상 일방적인 공습에 나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