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년 2명에게 공격당해 부상…용의자들은 도주
이·팔 사태에 반유대주의 시위 확산…지도자들 우려 목소리
유대인 공격 표적되나…영국 길거리서 랍비 피습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유럽 곳곳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시위와 공격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인근의 에식스 주 치그웰에서 전날 유대인 랍비가 십대 청소년 두 명에게 공격을 받아 다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에식스 주 경찰은 이날 성명에서 "십대 두명이 피해자가 운전하는 차 앞에 서서 소리를 지르고 피해자의 종교와 관련해 경멸적인 말을 한 뒤 그의 차를 훼손했다"라고 밝혔다.

15∼18세 소년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은 피해자가 차에서 내리자 확인되지 않은 물체로 그를 공격한 뒤 휴대 전화를 빼앗아 달아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지역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책임자들의 신상을 파악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사건 외에도 최근 런던, 베를린,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확산하면서 반(反)유대주의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반유대주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독일 지도자들이 잇따른 시위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파울 치미아크 독일 기민당 사무총장은 "최근 우리는 반유대주의 시위와 유대인을 향한 비열한 증오를 경험하고 있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독일 연방정부 행정감찰관인 펠릭스 클라인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반유대주의 움직임을 식별해 처벌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반유대주의 범죄 규정 및 처벌을 위한 유럽 차원의 기준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연방하원 의장도 이스라엘의 정치를 비판하고 시위를 하는 것은 용납되지만 반유대주의나 증오,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독일의 이슬람 난민, 이주자들은 자신들이 이주해 온 국가가 이스라엘에 대한 책임이 정체성의 일부인 나라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라면서 유대인 공동체, 시설에 대한 보안을 한층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앞서 지난 15일 독일 베를린 남부 노이쾰른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자 6천500여명이 모여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거나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과 대치하다가 부상하고 체포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만하임, 쾰른, 함부르크, 라이프치히, 프랑크푸르트, 슈투트가르트, 하노버 등 독일 내 다른 도시들과 스페인 마드리드, 프랑스 파리, 스위스 제네바 등 유럽 다른 도시들에서도 주말 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15일 런던 북부 유대인 커뮤니티 지역에서는 남성 4명이 차량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내걸고 확성기로 반 유대주의 구호를 외치다가 공공질서 위반 등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이들은 확성기로 "엿먹어라 유대인들", "그들을 딸을 강간하라" 등 증오적 언사를 쏟아냈다.

이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6일 트위터에 "우리 사회에는 반 유대주의가 있을 자리가 없다.

영국 유대인들은 우리가 목격한 부끄러운 인종차별을 견뎌낼 필요가 없으며, 나는 그들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