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정부 '현금 보유 처벌' 소식에 "죽으라는 말"
"시중은행들의 눈치 보기로 국민들 어려움 가중"


"내 돈 찾기도 너무 힘들어요"라는 르포가 나간 지 보름 만에 더욱 힘들어진 미얀마 현금 흐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현금 전환 수수료를 내고 현금을 받으려는 사람을 따라가 봤다.

[미얀마 르포] '귀해진 현금' 바꾸는데 13%까지 수수료

최근에 미얀마 은행에서 새벽부터 줄 서서 QR코드를 받아 돈을 찾았다는 꼬나잉 씨는 "개인 인출 한도는 일주일에 200만 짯(약 132만 원)이었는데 어제부터 50만 짯(약 33만 원)으로 줄었고, 기업 인출 한도 또한 2,000만 짯(약 1천320만 원)에서 500만 짯(약 330만 원)으로 줄었다.

이마저도 온종일 줄 서 있어도 겨우 받을까 말까 한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러다 보니 현금 장사의 수수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SNS에 페이지까지 만들어졌다.

[미얀마 르포] '귀해진 현금' 바꾸는데 13%까지 수수료

모바일 뱅킹 이체 금액을 현금으로 전환해주는 신종 현금 장사를 하는 쪼산 씨는 "보름 전만 해도 수수료가 3%였는데 오늘은 13%까지 올랐다.

그래도 현금 수요를 못 맞춘다.

"고 했다.

현금 1천만 짯(약 660만 원)을 받으려면 1천130만 짯(약 746만 원)을 모바일로 이체해야 한다는 말이다.

미얀마 중앙은행 윈또 부총재는 5월 11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1만 달러(약 1천116만 원) 넘는 돈을 집에 두고 있으면 처벌된다"고 했다.

5월 11일 군방송국인 MWD(먀와디)는 뉴스를 통해 "2천만 짯(약 1천320만 원) 이상 현금을 집에 보유하고 있으면 처벌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금 장사를 하는 쪼산 씨는 "그런 조치들은 효과가 없다.

은행에 돈을 입금하면 출금이 제한되니 누구든지 현금이나 현물을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그리고 현재 현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현금을 바로 은행에 입금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현금 장사는 처음에는 규모도 적고 수요가 맞는 사람들끼리 직접 거래가 되었기 때문에 3%의 수수료로 가능했다.

그런데 현금 부족이 계속되자 점조직화되면서 여러 사람이 관련되었다.

현금이 필요한 사람들을 모으는 브로커가 생겼고, 그 브로커에 서너 명의 현금 전주가 함께한다.

관계된 사람들이 많아지니 수수료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고 했다.

"현금 전주들은 현금 받는 사업체 사장이 많다.

핸드폰 구매는 거의 현금 거래다.

건축자재상도 자재들을 현금으로 팔고 수입을 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 수입할 방법이 없다.

그 돈을 은행에 입금하기 전에 현금 장사를 하는 것이다.

"고 했다.

미얀마 중앙은행에서는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5월 3일에는 새로운 계좌를 개설해서 입금하면 그 계좌는 인출 한도가 없게 하겠다고도 하고, 5월 7일에는 모든 은행에 쿠데타가 발생한 2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현금 인출한 모든 명단을 제출하라고도 했다.

이날 2천만 짯을 현금으로 전환했던 꼬나잉 씨는 "아무리 뭐라고 해도 운영해서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이렇게라도 살아야죠. 중앙은행은 현실을 모르고 앉아서 탁상행정만 한다.

"고 꼬집었다.

현금이 귀해지면서 인플레이션 조짐도 일어나고 있다.

[미얀마 르포] '귀해진 현금' 바꾸는데 13%까지 수수료

쿠데타 직후인 2월 3일에 1달러당 1천380짯이었던 환율이 5월 12일에는 1천700짯을 초과해서 치솟았고, 금값은 연일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그래서 미얀마 중앙은행은 5월 13일에 사상 최초로 160만 달러를 시중 환전소에 직접 공급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14일에 달러 당 환율은 1천645짯으로 일단은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미얀마 중앙은행은 2월 3일에 680만 달러, 4월 22일에 600만 달러, 4월 27일에 600만 달러, 5월 12일에 600만 달러, 5월 13일에 600만 달러 등 쿠데타 이후에 3,240만 달러(약 5조3천억 짯)이 넘는 자본을 시장에 계속 공급하면서 환율 방어에 힘쓰고 있지만, 환율시장에 그 효과가 제대로 먹히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관계자는 "모든 시중은행이 한꺼번에 개장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텐데 각 은행이 예금 대량인출을 의식해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거기에 중앙은행의 상황 대처 미흡으로 인출 제한이라는 악성 카드와 CDM(국민 불복종운동)이 맞물려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