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에 공시 몰려
중국 젊은이들도 "공무원이 최고"…공시 시장 급성장
한국에서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업으로 인기를 얻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민간 기업의 불확실성으로 청년 취업자들이 공무원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취업 시장 악화와 민간 분야의 높은 근무 강도에 비해 공무원의 안정적 신분과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가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경제가 코로나19를 뚫고 반등하고 있다고 해도 대졸 초년생들에게는 여전히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중국 국가 공무원 시험 응시자는 158만명으로, 2009년의 105만명, 2003년의 12만5천명에 비해 급증했다.

이들은 정부 부처 일자리 2만5천700개를 놓고 경쟁한다.

각급 지방정부 공무원 시험 응시자까지 포함하면 올해 중국 전역 공무원 응시자는 900만명으로 늘어난다.

대부분 대졸 초년생이다.

5~10년 전만 해도 공무원은 안정적이지만 따분하고 낮은 임금의 직업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5년간 전반적인 상황에 변화가 일어났다.

1990~2000년대만 해도 중국 대졸자들은 유학 준비를 했고,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 유학한 후 돌아와 외국계 기업이나 회계 업계에 취직하는 게 인기였다.

그러나 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일컫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의 생각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른바 '996'으로 불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간 근무하는 민간기업의 강도 높은 노동 환경에 불만을 표한다.

코로나19 이후 문을 닫거나 경영이 악화한 기업이 많아진 것도 직업의 안정성에 대한 고민을 높였다.

중국 사회의 고령화 현상도 영향을 끼친다.

MZ세대가 앞선 세대에 비해 중국공산당의 철학을 지지하고 더 애국적이라는 분석도 보태진다.

그 사이 공무원의 급여가 민간 기업을 앞지른 것도 큰 요인이 됐다.

덕분에 공시생을 겨냥한 시장도 엄청나게 성장했다.

공무원 시험 학원의 공동 창업자 리융신은 2019년 중국 후룬리포트가 집계한 부자 순위에서 중국 교육분야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그의 자산은 130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난징대 대학원생 퉁퉁은 SCMP에 "칭화대나 베이징대 석박사 학위 소지자도 취업 전선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취업시장 상황은 매우 나쁘다"며 "모두가 정부 시스템에 들어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