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당국이 AP통신 등 해외 언론사들이 입주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건물에 무장정파 하마스가 활동했다는 증거를 미국 측에 제시했다. 이스라엘의 언론사 건물 폭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서둘러 해명에 나서는 모양새다.

16일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무장관 측 소식통은 "우리는 그 건물에서 하마스가 활동했음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를 미국에 제시했다"며 "그들도 설명에 만족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은 전화 통화를 통해 해당 건물에 대한 폭파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15일 A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 등 입주한 팔레스타인 남서부 가자지구의 잘라 타워를 폭격해 무너뜨렸다. AP통신은 이 건물에 15년간 입주해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히다이 질베르만 준장은 "그 건물에는 하마스의 연구개발 조직과 군 정보조직, 무장 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의 사무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시 AP통신 측이 증거를 요구했으나 입증하지 않다가, 미국 측에 증거를 제시했다고 이날 보도된 것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6일 기준으로 7일째 무력 충돌을 빚고 있다. 지난 7일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 간 갈등이 촉발된 것이 계기였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경찰의 철수를 요구하며 10일 늦은 오후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전투기에 이어 지상군 야포까지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격해 양측에서 현재까지 총 16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