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캐슬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총장이 졸업식 축사를 표절했다는 논란으로 사임했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는 이날 캐슬린 총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발표했다. 캐슬린 총장은 지난 주말 졸업식 출사 내용 중 일부가 윌리엄 맥레이븐 전 미 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의 연설을 베낀 것이라고 시인했다. 맥레이븐 전 사령관은 2011년 9·11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이끈 인물이다. 캐슬린 총장은 "역경을 딛고 회복하는 것에 대한 말을 찾다가 표절을 하게 됐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며 이 실수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CNN은 캐슬린 총장의 축사 중 상당 부분이 2014년 맥레이븐 전 사령관의 텍사스대 졸업식 축사와 매우 유사하다고 전했다. 맥레이븐 전 사령관의 텍사스대 졸업식 축사 영상은 유튜브에서 13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콘텐츠다. 맥레이븐 전 사령관은 2014년 전역 이후 텍사스대 총장을 맡았다.

맥레이븐 전 사령관은 당시 졸업식 축사에서 "인생은 공평하지 않으며 자주 실패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여러분이 위험을 무릅쓰고 어려운 시기에 나서서 못된 사람들을 상대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는 훨씬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캐슬린 총장의 연설은 맥레이븐 전 사령관의 연설과 거의 비슷했지만 청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지는 못 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축사의 문제가 표절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캐슬린 총장이 연설 도중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라는 학교 이름을 '사우스캘리포니아 주립대'라고 잘못 부른 것이다. 그는 즉각 말실수라고 사과했지만, 졸업생과 학부모들은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캐슬린 총장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제59대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총장을 역임했다. 이어 2019년 7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총장이 됐다. 이 학교 이사회는 "그동안 캐슬린 총장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며 "전임 총장인 해리스 파스티데스가 임시 총장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